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앞서 전 의원은 “한나라당은 다수결의 원칙인 민주주의 기본을 지켜내지 못하는 정당” “몸싸움만 피하겠다는 ‘이미지’에 결박된 한나라당은 ‘인간사슬’에 결박된 민주당만큼이나 ‘시대착오’적이며 ‘시대정신’을 잊고있는 ‘웰빙 여당’”등 당내 협상파에 비난을 쏟아냈었다.
전 의원은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나라당 172석 아닌 것 같다~’란 글을 올리면서 지난 5일 여야 원내대표 협상 결렬에 대해 “기업같으면 6시간 ‘헛장사’에 통렬한 자아비판이 나올만도 한데 여의도는 참 너그럽다.”고 비꼬았다.
그는 “여야대화니 국민통합이니 거창한 소리할 것 없이 ‘당안이나 하나된 목소리를 내달라’는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가 화살처럼 쏟아진다.”며 “지역원로들을 만났더니 한결같이 ‘지금 친이니 친박이니 그럴 때인가’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선진과 창조모임’처럼 한나라당도 물과 기름 같은 ‘친이와 친박모임’이 돼버렸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위기는 내부분열이 원인이다.172석의 이 거대정당은 이념과 가치는 비슷할지 몰라도 서로 계산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되는 일이 없는 헛장사를 두달째 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당 지도부 및 친이 주류계와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다.전 의원은 대선 전 한때 친박계로 분류되다 대선 직전 친이 진영에 합류한 바 있다.전 의원은 이 같은 행보로 인해 4·9총선 당시 박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전 의원 낙선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쟁점법안 강행처리 실패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 의원의 친박 비판은 당내에 남겨진 계파간 앙금을 새삼 확인시켜주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다음은 전 의원의 글 전문
존경하는 영등포구민여러분,
그리고 OK친구들ㅡ
방금 인터넷에 들어가보니
‘6시간 마라톤 여야협상 실패’라는
제목이 떴네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됩니다
정치의 비생산성에 대하여--
기업같으면 6시간 ‘헛장사’에
통렬한 자아비판이 나올 만도 하건만--
여의도는 참 너그럽습니다.
이러다 여의도는 아예 국민시야의 사각지대,
섬이 사라지는 시대의 ‘다리조차 없는 섬’으로
남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오늘 낮에 지역의 원로어른들을 모시고
간단한 점심을 했습니다.
다들 한결같은 말씀-
‘한나라당원이지만 속상해 죽겠어요.
거, 친이니 친박이니 지금 그럴 땝니까?
다들 경제때문에 죽을지경인데--’
오늘 저녁에 잠깐 뵌 언론계 선배도-
‘정치라는 게 참 대단해-
다른 것은 몰라도 정치가
경제발목은 확실히 잡고 있잖아?
지난 노정권이야말로 정치전성기였지,
정치가 깽판은 확실히 쳤으니까-’
다들 우울하고 냉소적이었습니다.
정치인의 말이 속이 빤히
들여다보여서 일것입니다.
국민통합이니 하는 거대한 담론을
이야기하면 할수록 더 그렇지요.
‘너나 잘하세요’라는 소리가
곧바로 한나라당에 쏟아질 것입니다.
여야대화니 국민통합이니
거창한 소리할 것없이
‘당안이나 좀 하나된 목소리를 내달라’는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가 화살처럼 쏟아집니다.
하기는 요즘 172석이니 거대여당이니 하는데--
한나라당 172석이 아닌 것 같다는
확실한 의심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80석? 60석?
이유는 한지붕아래 두가족이니까요.
숫자야 뭐-100대 70? 아니면
거꾸로? 그 반대 70대 100? 복잡합니다만-
문제는 ‘172석 아닌 것이 분명하다’고
결론내린 국민들의 시선입니다.
마치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선진과 창조모임’처럼,
한나라당이 물과 기름같은
‘친이와 친박모임’처럼 되버렸다는~따가운 시선이죠.
어떤 분은 말합니다.
‘왜 그렇게 무기력한가? 무엇이 두려운가?
겁많은 사슴이 이끄는 사자무리보다
용감한 사자가 이끄는 사슴의 무리가
훨씬 강한 법-
지금 한나라당은 겁많은 사슴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말입니다.
지금 한나라당의 이 위기는
내부분열이 그 원인입니다.
정당이 끼리끼리 이념과 가치가 같은 이들이
똘똘 뭉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172석의 거대정당은
이념과 가치는 비슷할지 몰라도
서로가 계산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러니 되는 일이 없는
헛장사를 지금 두달째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의회는 지금 심각한 시련을 겪고 있다.
만일 의회가 이 위기에 계속 침묵을 지키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영역에서 의회제도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두고두고 치욕적인 원성을 들을 것이다’
누가 한말이냐구요?
1930년 6월에 윈스턴 처칠이 한말입니다.
무려 77년 전의 고민-무성영화를 돌리는 듯한
오늘 한국국회의 현실을 원망합니다.
그러나 ‘내일은 우리에게 올 또 하루’라는 생각에
부지런히 ‘소중한 내일’을 준비하렵니다.
2009년 1월 6일 전여옥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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