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최고위원이 사퇴한다면 지난해 7·11전당대회 3위(강창희),4위(전여옥) 득표자에 이어 2위 득표자까지 사퇴하게 돼 당 지도부는 대표성에도 큰 흠집을 내게 된다.
강 대표가 30일 ‘대표직 고수’를 선언한 후 이 최고위원의 즉각적인 반응은 없었다. 친 이명박계의 진수희 의원은 “이 최고위원의 사퇴여부는 혼자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다.”며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 시간이 걸릴 듯하다.”고 전했다. 그의 사퇴 여부에 대해 이명박 전 시장 측 캠프에도 강온 기류가 동시에 흐른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 최고위원의 거취는 유동적이다.”며 “캠프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최고위원은 개인적으로 사퇴에 기운 듯하지만 캠프 내에서도 강온 입장이 뚜렷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이 전 시장 측의 강경파들은 “지금의 한나라당으로는 올해 대선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지도부가 총사퇴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새로운 지도부로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게 강경파의 주장이다. 반면 온건파는 “지도부가 해체한다면 한나라당이 깨질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이 강 대표의 쇄신안을 받아들이며 봉합에 나선 상황에서 이 최고위원이 사퇴한다면 당 분열의 책임을 이 전 시장 측이 전부 뒤집어 쓸 수 있다는 것이 온건파의 주장이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이날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가까운 인사들과 논의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