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제안은 없을 듯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메모를 꺼내 박 대표와의 회담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수석보좌관회의의 발언이지만 사실상 박 대표에게 보낸 메시지다. 주목되는 부분은 연정제안을 과거사 정리와 연결해 설명한 대목이다. 노 대통령은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거사를 정리하고 용서하고 포용해야 한다.”면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사 마무리 이후의 명예회복 등을 강조한 것도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과거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다음 단계는 용서와 화해의 과정을 거쳐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사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한나라당과도 손잡을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에는 한나라당은 연정의 대상으로 부적절하다는 여당 일부의 의견과 국민에 대한 설득 의도도 담겨 있는 것같다. 노 대통령은 임기단축에 대해 “이것은 한나라당이 여러 차례 요구해 온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주목된다.
특히 ”연정 제안의 근본 취지는 포용과 상행의 정치를 하자는 것이며, 연정은 포용과 상생 정치의 최고 수준에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정에 임하는 청와대의 생각과 전략은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함축돼 있는 듯하다. 획기적인 깜짝 제안보다는 연정 제안에 대한 노 대통령의 취지와 배경을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여당, 내실 회담을 기대
열린우리당은 내실있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제1야당의 대표가 오랜만에 만나는 만큼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만남이 되어야 한다.”면서 “한 번 만나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보지는 않기 때문에 진지하게 논의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현 박지연기자 jhpar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