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콜”

美도 “콜”

입력 2010-09-04 00:00
수정 2010-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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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체면만 차리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 재정 위기로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미국도 인터넷 도박판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지난 7월 말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온라인 포커를 포함, 대부분의 인터넷 도박을 합법화하되 재무부가 허가와 규제를 맡고 국세청이 게임결과에 대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승인했다. 스포츠 도박만은 여전히 금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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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도박중독을 막는다는 이유로 인터넷 도박을 철저히 단속하는 금지법안을 만들었던 4년 전과는 격세지감의 상황이다. 당시 공화당이 주도했던 법안에서는 도박 중독을 방지하려는 취지에서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에서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결제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금융사들을 엄격히 단속했을 정도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라스베이거스 등 오프라인 영업장의 주고객이었던 중국인 등 아시아인들의 발길이 급감해 그 손실을 온라인에서 메울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4년 만에 뒤집은 이번 결정으로 미 정부 안팎에서는 향후 10년 동안 줄잡아 420억달러(약 50조 1900억원)나 되는 ‘눈먼 돈’을 조세수입으로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물론 입법화되기까지는 공청회, 의회 심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당장 파산위기에 내몰려 허덕이던 대부분의 주 정부들은 의회의 결정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결정이 있기 전부터 주 정부들은 돈줄을 마련하기 위해 일반 카지노 영업장의 제재조치들부터 눈치껏 풀고 있던 터였다.

카지노에 심드렁했던 동북부 주들까지 뒤늦게 도박산업에 목을 매고 있다. 올 들어서만 20여곳의 영업장이 새로 문을 열었다. 대도시들도 전례없이 적극적이다. 뉴욕시는 퀸스의 대형 경마장에서 슬롯머신 영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손놓고 있다가 이웃 뉴저지주에 들어선 동부 최대의 카지노 리조트 애틀랜틱시티에 돈줄을 뺏길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같은 속내로 인근의 펜실베이니아주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슬롯머신 카지노 영업장들에 포커나 블랙잭 게임 허가까지 내주기로 했다.

그러나 신설 카지노 영업장들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의 기존 이용자들을 나눠먹기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데에 주 정부들의 딜레마가 있다. 지난 6월 떠들썩하게 문을 연 매사추세츠주의 대형 카지노 때문에 이웃 코네티컷주 카지노와 로드아일랜드주 경마장은 파리를 날리고 있다.

온라인·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정부의 ‘손 안 대고 코 풀기’식 세수확보 전략에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다. “카지노 산업에 대한 경쟁과열로 향후 카지노 파산 사태가 이어지면 결국 애꿎은 시민들 주머니만 털리는 셈”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NYT에 마련된 여론공방 코너에도 “소수가 즐겨온 온라인 도박을 합법화하면 향후 중독자가 대거 양산되는 폐해에 직면할 것”이라는 반대여론이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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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10-09-0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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