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사이드] “장마철 수자원 확보 가치 2470억”… 오염물질 제거 등 환경 순기능도

[주말 인사이드] “장마철 수자원 확보 가치 2470억”… 오염물질 제거 등 환경 순기능도

입력 2013-06-22 00:00
수정 2013-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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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의 경제학 - 호우피해 상쇄할 사회적 효용 살펴보니

여름철 장마가 시작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 피해에 신경이 곤두선다. 서울 강남과 광화문 일대 등 도심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장마철에는 불쾌지수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만사가 귀찮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기업과 상인들에게 있어 장마는 그야말로 ‘불청객’이다. 우리 경제 활동과 산업, 일상 생활에 적잖은 피해를 준다. 그러나 장마의 순기능도 적지 않다. 때때로 천문학적인 금전적 손실과 인명 피해를 낳기도 하지만 수자원 확보와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다. 지루한 장마철에 집 나서기를 꺼려하는 ‘방콕족’을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마케팅으로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장맛비를 뿌리는 장마전선은 주로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한반도를 거쳐 북상한 뒤 소멸된다. 고온다습한 열대기류가 지역적으로 집중호우를 뿌려 곧잘 피해를 준다. 기상청이 1961년부터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짧은 장마 기간은 6일로 1973년 남·중부 지방에서 6월 25일에 시작해 같은 달 30일 끝났다. 반면 가장 길었던 장마 기간은 1969년 남부 지방에서 진행된 48일(6월 25일~8월 11일)로 나타났다. 최근 40년의 장마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해는 2006년으로 전국 평균 699.1㎜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곳은 1985년 여름의 제주도로 강수량이 1119㎜였다.

전문가들은 장마로 인한 손실만큼이나 경제학적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장마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주로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재산 피해다. 기상청에 따르면 호우로 인한 재해는 연평균 5회 정도 발생한다. 태풍 피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호우 피해를 본 해는 1998년으로 2만 4000여명의 이재민과 324명의 인명피해, 1조 2900여억원의 재산 손실이 있었다.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호우 피해는 2011년 7월 26~28일 장마가 끝난 후 수도권에서 내린 비다. 사흘 동안 서울에 평년 연 강수량의 41%인 595㎜의 비가 내렸고 서초구 우면산 등지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사망 57명, 실종 12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주택침수, 정전 등으로 인한 재산 손실만도 2500억원에 이르렀다. 김병식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21일 “장마 이후 땅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여름철에 집중된 장맛비는 막대한 홍수 피해를 일으키지만 수자원 확보와 환경보전 측면에서 그 가치를 과소 평가할 수 없다. 국립기상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30년의 연평균 총강수량은 1343㎜로 이를 전국적인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환산하면 9097억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장마 기간의 평균 강수량은 27.1%인 364㎜로 247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바로 댐에 저장돼 생활 용수나 농업 용수로 활용되거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김백조 국립기상연구소 정책연구과장은 “장마가 없다면 모내기 이후 가장 물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농업용수 확보가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장마 기간에 오는 많은 양의 강수는 고갈된 지하수층에 물을 공급해 이후 봄철 가뭄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장마는 환경 보호에 있어서도 많은 역할을 한다. 장마 기간 중에 내리는 비는 공기중에 떠 있는 먼지와 분진, 중금속 등 오염 물질을 제거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순기능을 수행한다. 서울시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 공기 1㎥당 평균 60㎍를 넘는 미세먼지 농도가 장마철이 지난 7, 8월에는 각각 28㎍, 22㎍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 기간 중 강수는 이 밖에 수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며 도시의 ‘열섬 효과’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장마가 길어지면 이후 이어지는 무더위 기간이 짧아진다. 김 과장은 “미래에 예상되는 국가적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고 대기 질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장마의 긍정적 효과가 그 사회적 비용을 상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킹맘 진민경(31)씨는 중부 지방에 올해 첫 장마가 시작된 지난 18일 저녁 장을 보기 위해 동네 대형마트에 들렀다가 진땀을 뺐다. 한 손은 어린이집에서 데려온 세 살짜리 아들의 팔목을 붙잡고 한 손에는 우산을 들었다. 커다란 비닐봉투 2개를 팔뚝에 걸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더욱 고역이었다. “장마철에 다시는 혼자 장을 보러 오지 않겠다”고 결심한 진씨는 그날 이후 동네 대형마트의 배달 서비스를 하루가 멀다하고 이용하고 있다. ‘장마철, 발에 물 묻히지 마시고 집에서 시원하게 쇼핑하세요. 배달은 저희가 해 드립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진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자메시지로 품목을 적어 보내기만 하면 집 앞까지 배달되는 데다 비가 오는 날이면 겪어야 하는 교통 체증과 각종 짐의 부담에서 해방된 진씨는 “장마철 장보기가 겁나지 않는다”고 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습도까지 높은 장마철을 맞아 외식도, 쇼핑도 귀찮다는 ‘장마철 방콕족’이 늘고 있다. 세찬 빗줄기를 피해 집으로, 실내로 파고드는 소비자 때문에 마트와 백화점, 옷 가게 등 업계에서는 “장마철은 곧 비수기”라며 울상을 짓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마철에 최적화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쏟아져 나와 방콕족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부침개로, 한편으론 ‘그동안 미뤄 왔던 성형 수술을 하기에 적합한 시즌’이란 달콤한 말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장마철은 이제 여름 성수기에 못지않은 마케터들의 타깃 시즌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는 장마철 방콕족들을 노린 먹거리 기획전을 속속 내놓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부침개와 각종 전, 막걸리 등 비가 오는 날이면 문득 생각나는 음식을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6일까지 부침개·막걸리와 관련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부침가루와 호박, 감자, 계란 등 부침개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재료 10개 품목 가운데 2개 이상을 동시에 사면 가격의 20%를 깎아 준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장마철이 시작된 6월 29일부터 1주일간 매출을 한 해 전과 비교해 보면 막걸리, 부침가루 등 관련 제품의 판매량이 20.6%, 26%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음식점은 비가 내릴 때만 기습적으로 음식값을 깎아 주거나 덤을 주는 ‘게릴라성 이벤트’로 고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회전초밥 프랜차이즈 전문점 S식당은 비가 내릴 때 매장을 방문하면 특선우동과 따뜻한 커피를 제공하고 패밀리 레스토랑 B사도 기상청 발표를 기준으로 5㎜ 이상 비가 내리면 매콤한 맛의 파스타를 30% 할인해 판매한다.

장마철 특수를 노린 ‘성형 수술’ 관련 애플리케이션(앱)도 쏟아지고 있다. 장마철은 비를 핑계로 외출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여름휴가 시즌이 이어지기 때문에 성형을 계획한 여성들에게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병원 정보를 얻고 성형 시술비 중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는 앱 ‘메디라떼’, 눈·코선·가슴 등 가상으로 성형 결과를 볼 수 있는 ‘레알 성형’, 진료비 견적을 비교할 수 있는 ‘병원견적 넘버원’ 등이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앱 마켓에서는 날씨 관련 앱이나 장마 시즌에 인기가 많은 ‘혼자놀기’용 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T스토어는 테마추천관에 ‘웨더퐁’ 같은 날씨 앱과 심리테스트, 무료 음악감상, 카메라, 각종 유형 테스트 등 장마 관련 콘텐츠를 모아 제공한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은 ‘장마용품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제습제, 빨래 건조대, 우산, 곰팡이 제거제 등 장마와 관련된 상품들을 30~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가전업체들도 제습기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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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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