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근길에 감염되면?” “회사만 가까웠어도…” 집 멀수록 행복도 멀어졌다

[단독] “출근길에 감염되면?” “회사만 가까웠어도…” 집 멀수록 행복도 멀어졌다

송수연 기자
입력 2021-05-30 22:14
수정 2021-05-31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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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이 된 통근-집과 바꾼 삶] 코로나 직격탄 맞은 ‘장거리 통근’

통근 1시간 30분 이상 땐 행복도 더 하락
행복지수 1년 새 1점 하락… 5년 만에 최저
30분 미만일 땐 행복지수 변화 거의 없어

집값 상승으로 교통요지 이사도 어려워
재택 못 하는 장거리 출근자 박탈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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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된 지난해 직장인들의 통근행복지수는 전년 대비 급감했다. 특히 감염병 우려에도 1시간 이상 장거리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행복지수가 단거리 직장인보다 크게 낮아 상대적으로 더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신문과 데이터분석업체 케이스탯리서치가 서울시의 도시정책지표조사 기초 데이터(2016~2020년)에서 추출한 5만 7912명의 분석 결과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매년 ‘귀하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0~10점)라는 조사를 통해 개인별 건강과 재정 상태, 가정생활, 사회 관계 등 5개 영역의 점수를 종합해 서울 시민 행복지수를 산정하고 있다. 본지는 서울 시민의 행복지수를 조사 응답자의 출근 시간별로 재분류해 분석했다.

출근 시간별 서울 시민의 행복지수는 코로나 사태가 악화된 지난해 크게 낮아졌다. 출근 시간이 1시간 30분 이상인 직장인의 행복지수는 2019년 7.1점에서 2020년 6.1점으로, 1.0점 감소했다. 2016년 조사 이후 행복지수가 7.0점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출근 시간 구간이 1시간~1시간 30분 미만 직장인도 2019년 7.1점에서 2020년 6.4점으로 0.7점 줄었다. 반면 30분 미만 직장인과 30분~1시간 미만 직장인의 행복지수는 각각 2019년 7.0점, 지난해 6.9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출근 시간별 행복 격차가 큰 자치구는 은평구였고, 동대문구와 성동구는 수치가 동일했다. 은평구는 30분 미만 직장인의 행복지수가 7.1점인 데 비해 1시간 30분 이상 직장인은 4.9점에 불과해 2.2점 차이가 났다. 동대문구와 성동구는 30분 미만 직장인이 6.8점을 기록한 반면 1시간 30분 이상 직장인은 5.0점을 기록했다.

장거리 출근자의 낮은 행복지수는 최근 3~4년간의 집값 상승으로 인해 교통 여건과 도심의 중심업무지구로의 연결이 좋은 상급지로의 주거 이동이 더 어려워진 결과로 풀이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2018년 18.3%로 지난 10년 중 가장 높았다. 2019년 8.0%, 지난해 13.8%로 상승 추세가 지속됐다.

김범중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통이 불편한 위치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최근 집값 상승으로 로또를 맞지 않는 한 서울 도심 진입이 어렵다는 생각에 상대적 빈곤감을 더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출근 시간 조사에 응한 직장인들의 경우 재택근무를 하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근무 환경이 더 열악했던 측면도 작용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9월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현황을 조사한 결과, 69개 응답 기업 가운데 88.4%가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었다. 반면 지난해 3월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사례처럼 비정규직이나 생산직은 코로나 사태에도 일터로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해 회사로 출근했던 이들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의 비중이 컸을 것”이라며 “통근 불평등은 거주 여건과 소득 불평등의 한 모습이고, 개인의 행복감과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쳐 삶의 불평등으로까지 나아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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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연·고혜지 기자 songsy@seoul.co.kr
2021-05-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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