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 잔디 밑에 ‘이것’ 넣었더니, 찜통더위 끝! [사이언스 브런치]

인조 잔디 밑에 ‘이것’ 넣었더니, 찜통더위 끝! [사이언스 브런치]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4-07-12 10:30
수정 2024-07-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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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잔디 층 아래에 지하수 및 빗물 저장 층을 설치한 야외 체육 시설의 모습. 일명 냉각 인조 잔디는 더운 여름철에도 표면 온도가 높이 오르지 않아 운동하기 쾌적하게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덜란드 베헤닝언대 제공
인조 잔디 층 아래에 지하수 및 빗물 저장 층을 설치한 야외 체육 시설의 모습. 일명 냉각 인조 잔디는 더운 여름철에도 표면 온도가 높이 오르지 않아 운동하기 쾌적하게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덜란드 베헤닝언대 제공
어느 나라든 도시에는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생활 공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운동장이나 공원 같은 생활 인프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공원이나 운동장에는 천연 잔디보다 관리가 편하고 내구성이 좋은 인조 잔디가 깔린 경우가 많다. 문제는 천연 잔디보다 인조 잔디로 덮인 공원이나 체육시설은 여름에 훨씬 덥기 때문에 사용률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네덜란드 KWR 물 연구소, 바헤닝언대 공동 연구팀이 인조 잔디가 깔린 인프라 공간을 훨씬 시원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도시공원의 인조 잔디 아래에 지하수 저장 장치나 모세관 관개 시스템을 설치하면 더운 날씨에도 더 시원하게 만들 수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 및 토목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지속 가능 도시학’ 7월 9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인조 잔디와 충격 흡수층 바로 아래쪽에 물 저장 층을 만들어 빗물이 저장될 수 있도록 했다. 저장층에 모인 물이 증발과 모세관 현상으로 표면으로 이동해 열을 자연스럽게 식힐 수 있도록 설계했다. 증발 냉각과 모세관 현상은 날씨에 따라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과정이기 때문에 다른 기계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냉각 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인조 잔디는 햇빛이 강한 여름철에는 표면 온도가 최대 70도까지 올라간다. 이는 화상이나 열사병, 일사병 등 온열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제 현장 실험을 통해 기존 잔디를 이번에 개발한 냉각 인조 잔디로 교체하면 더운 여름에도 잔디 표면 온도가 최대 37도에 머무는 것이 관찰됐다. 이는 천연 잔디의 표면 온도보다 1.7도 높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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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 인조 잔디의 개념도. 인조 잔디와 충격 완화층 아래에 물 저장 층이 설치된 것이 보인다.  네덜란드 KWR 물 연구소 제공
냉각 인조 잔디의 개념도. 인조 잔디와 충격 완화층 아래에 물 저장 층이 설치된 것이 보인다.

네덜란드 KWR 물 연구소 제공
연구팀에 따르면 냉각 인조 잔디는 인조 잔디와 천연 잔디의 장점을 결합한 것으로 내구성이 뛰어나고 공간을 시원하게 만들며 신체 활동을 하기 좋게 만들어 준다. 또 천연 잔디와 거의 같은 양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폭우가 발생했을 때 배수 문제도 해결해 도시 홍수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강수량이 충분치 않을 경우는 천연 잔디처럼 직접 물을 줘 조절할 수 있다.

마졸린 판 후이게보르트 KWR 물 연구소 박사(생태 수문학)는 “이번에 개발한 냉각 인조 잔디는 기존 인조 잔디의 단점을 모두 보완하고 있다”라며 “초기 설치비는 기존 인조 잔디의 최대 2배에 달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전체 비용-편익 분석을 해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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