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과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이 언어·문화적 이질감과 어려운 경제적 여건 등으로 서울 강남의 사교육은커녕 정규 공교육 과정도 마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들을 위한 정부와 기업, 지역 단체의 맞춤형 교육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감성을 어루만질 수 있는 음악과 체육뿐 아니라 학습 보충 교육 등 체계적인 교육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23일 통일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에 온 학령기(만 6~20세) 탈북학생 수는 3069명에 이른다. 이 중 1992명은 정규 교육 과정을 밟고 있고, 210명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800명의 학생은 이 같은 교육 과정을 밟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업 중단율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지난해 새터민 학생들의 고등학교 재학 중 학업 중단율은 4.8%에 달했다. 이는 전국의 고교 학업 중단율 1.9%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 교육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고등학교 교육도 마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증거”라면서 “대학 진학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 단체 관계자는 “이들 청소년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교육”이라면서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교육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 선순환 구조를 갖지 못한다면 이들은 영원히 우리 사회의 그늘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다문화 가정 출신 고교생의 학업 중단율은 1.9%로 전국 평균과 같다. 하지만 최근 한국어를 못하는 중도입국 학생이 급증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1년 2540명이던 중도입국 학생 수는 지난해 4288명으로 69%나 늘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내 출생 다문화 가정 학생은 한국어 사용이 능숙하기 때문에 학업을 좇아가는 것에 문제가 없지만 중도입국한 학생들은 대부분 한국말을 모른 채 들어온다”면서 “이들의 경우 정규 교과 과정을 따라가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교육에서도 배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좋은 학교에 진학할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학춘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원장은 “정부가 다문화 가정 청소년에게 진학 특혜를 주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대학과 민간봉사단체 등에서 각종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학교 보충학습뿐 아니라 이들이 동질감을 가질 수 있도록 예체능 교육 등 체계적인 방과 후 지원 체계도 시급하다”고 했다.
또 이 원장은 ‘엄마의 나라’로 유학을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외국어 환경과 문화의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국내 기업이 다문화 가정 청소년을 엄마의 나라로 유학을 보내고 현지 공장의 직원으로 채용하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면서 “청소년은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고, 기업은 글로벌 인재 육성과 이미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3일 통일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에 온 학령기(만 6~20세) 탈북학생 수는 3069명에 이른다. 이 중 1992명은 정규 교육 과정을 밟고 있고, 210명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800명의 학생은 이 같은 교육 과정을 밟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업 중단율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지난해 새터민 학생들의 고등학교 재학 중 학업 중단율은 4.8%에 달했다. 이는 전국의 고교 학업 중단율 1.9%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 교육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고등학교 교육도 마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증거”라면서 “대학 진학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 단체 관계자는 “이들 청소년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교육”이라면서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교육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 선순환 구조를 갖지 못한다면 이들은 영원히 우리 사회의 그늘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다문화 가정 출신 고교생의 학업 중단율은 1.9%로 전국 평균과 같다. 하지만 최근 한국어를 못하는 중도입국 학생이 급증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1년 2540명이던 중도입국 학생 수는 지난해 4288명으로 69%나 늘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내 출생 다문화 가정 학생은 한국어 사용이 능숙하기 때문에 학업을 좇아가는 것에 문제가 없지만 중도입국한 학생들은 대부분 한국말을 모른 채 들어온다”면서 “이들의 경우 정규 교과 과정을 따라가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교육에서도 배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좋은 학교에 진학할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학춘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원장은 “정부가 다문화 가정 청소년에게 진학 특혜를 주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대학과 민간봉사단체 등에서 각종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학교 보충학습뿐 아니라 이들이 동질감을 가질 수 있도록 예체능 교육 등 체계적인 방과 후 지원 체계도 시급하다”고 했다.
또 이 원장은 ‘엄마의 나라’로 유학을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외국어 환경과 문화의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국내 기업이 다문화 가정 청소년을 엄마의 나라로 유학을 보내고 현지 공장의 직원으로 채용하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면서 “청소년은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고, 기업은 글로벌 인재 육성과 이미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3-01-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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