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평판 사회] <6>달라지는 결혼 풍속도

[新 평판 사회] <6>달라지는 결혼 풍속도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5-03-25 00:10
수정 2015-03-25 00:5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허례 빼고 나눔 더하는 ‘착한 결혼식’

#1 “결혼이 늦어선지 남의 눈이 그렇게 신경쓰이지는 않더라고요. 그보다 우리의 결혼식을 좀 더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우리 결혼식을 직접 만들어 가자는 결론을 내렸죠.”

직장인 손모(45)씨는 지난 1월 말 결혼식을 올렸다. 노총각이 장가를 가면 남의 눈을 의식해 호텔 등에서 화려한 결혼식을 하는 것이 보통. 하지만 손씨와 그의 아내는 순간의 반짝임 대신 ‘나눔’을 선택했다. 손씨는 먼저 결혼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최소화했다. 예단과 예물을 간소화하고, 예식장은 서울시신청사의 시민청으로 선택했다. 결혼식 비용이 줄어들어 비교적 가볍게 살림을 시작할 수 있었던 이들 부부는 매달 5만원씩 유니세프에 기부하기로 했다. 손씨는 “결혼식 때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하다 아내가 먼저 평생 기부를 하자고 했다”면서 “덕분에 결혼식 의미가 더 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손씨의 직장 동료 임모(31)씨는 “결혼식을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의미 있는 나눔을 했다니 사람이 달리 보인다”면서 “나도 다시 결혼식을 한다면 꼭 ‘나눔’을 접목하겠다”며 웃었다.

#2 2013년 12월 결혼한 직장인 문준기(35)·이혜영(35) 부부는 친환경·나눔을 주제로 예식을 진행했다. 신부의 부케를 생화 대신 브로콜리와 버섯, 피망, 뿌리 식물로 만들고, 청첩장은 친환경 콩기름 잉크로 찍었다. 신부가 입장하는 길은 생화 대신 화분으로 장식했다. 생화는 재활용이 어려워 쓰레기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식사는 채식 위주의 유기농 뷔페로 하고, 음식이 남을 경우를 대비해 포장해 갈 수 있도록 봉투를 따로 마련했다. 이들 부부는 “주변에서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하냐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면서도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는 우리의 마음에 집중해 더 만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서울시민청에서 결혼하는 신혼부부 중 일부는 생화 대신 화분으로 신부가 입장하는 통로를 장식하기도 한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민청에서 결혼하는 신혼부부 중 일부는 생화 대신 화분으로 신부가 입장하는 통로를 장식하기도 한다.
서울시 제공


길게 늘어선 화환과 화려하게 꾸며진 결혼식장, 호텔 식사 등으로 꾸며진 결혼식 대신 손씨처럼 뜻깊은 결혼식을 하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아직은 보여주기 예식이 주류를 이루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뜻깊은 결혼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이달 13일까지 서울시신청사 내 시민청에서 치러진 결혼식은 75회에 이른다. 일요일만 결혼식용으로 대관되는 탓에 횟수는 많지 않지만,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3년 1분기 28건이던 신청 건수가 올해는 37건으로 늘어났다. 시 관계자는 “평균 2대 1이었던 경쟁률이 최근 3대 1 정도로 치열해졌다”고 귀띔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허례허식과 과도한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결혼식을 통한 나눔 활동과 사회적 메시지 전달도 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신혼여행으로 중증장애인들이 사는 광주 한사랑마을을 찾는 부부도 있고, 자신들의 웨딩사진 옆에 빈곤층 아이들을 도와달라는 부스를 설치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최근에는 남수단 등 분쟁지역의 아이들을 돕겠다고 나서는 신혼부부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문화재단 관계자는 “시민청에서 결혼하는 이들의 절반 정도가 축의금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다 분화된 가치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신 교수는 “청년실업 등으로 경제적 가치 추구가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체험한 이들이 결혼문화 등에서 다른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젊은층이 대안을 찾는 것”이라면서 “비록 젊은층의 경제력이 약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주위의 시선보다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문화가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홍종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젊은층이 이런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데, 최근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지하는 청년들이 늘면서 결혼이나 직업선택, 배우자, 정치성향에도 종속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청년층의 경제적 독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하나의 문화로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민 서울시의원 “좋은 사업일수록 더 세심하게”… ‘더 아름다운 결혼식’ 이용편의·공정성 개선 촉구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민 의원(국민의힘, 비례)은 제340회 정례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서울시 여성가족실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 공공예식장 사업인 ‘더 아름다운 결혼식’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예약 편의성과 협력업체 배정의 공정성, 실제 예식비용 관리 등 이용자 중심의 운영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공원과 한옥, 문화시설 등 서울의 공공공간에서 자신만의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며, 2024년 155건이던 예식 실적이 2025년 280건으로 늘었고 2026년 563건, 2027년 631건의 예약이 확정되는 등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먼저 원하는 날짜에 예약할 수 있는 예식장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장소마다 예약 상태 표시 방식이 제각각이라며, 날짜별 가용 장소와 수용인원, 주차 및 피로연 가능 여부, 비용 등을 일목요연하게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함께 취소 일정 공석 안내 및 재배정 체계의 개선을 촉구했다. 아울러 공식 홈페이지의 이용후기가 2025년 12월 이후 한동안 업데이트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생생한 이용후기와 불편 사항, 이에 대한 개선 조치 결과를 주기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들에게 실
thumbnail - 이종민 서울시의원 “좋은 사업일수록 더 세심하게”… ‘더 아름다운 결혼식’ 이용편의·공정성 개선 촉구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5-03-25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