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一生, 단 한번의 춤

[포토 에세이] 一生, 단 한번의 춤

이호정 기자
입력 2015-06-21 17:48
수정 2015-06-21 21:3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고속셔터로 담아낸 하루살이

이미지 확대
여름 하천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하루살이.

모기처럼 해로운 날벌레는 아니지만,

떼로 몰려다니며 주변이라도 맴돌라치면 영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입니다.

손사래 쳐서 쫓다 보니

이 조그만 비행체가 어찌 날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사진으로 찍어 보기로 했습니다.

워낙 작고 빠르니 초점 맞추기도 힘들어

대충 거리 설정을 수동으로 해 놓고

고속 셔터로 순간 동작을 잡아 보았습니다.

아…

꼬리 한 쌍을 길게 늘어뜨리고

팅커벨의 날개를 단 놈들이 나풀나풀 하늘하늘

군무(群舞)를 추고 있습니다.

짝짓기를 위한 본능의 몸짓이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어찌 보니

하루 남짓 사는 미물의 격렬한 춤사위가 좀 안쓰러워 보입니다.

짧은 생의 마감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든 거겠지만

고난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네 처지가 떠올라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2015-06-22 16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31년 만에 만난 ‘KIA vs 삼성’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이자 라이벌인 KIA와 삼성이 무려 31년 만에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칩니다. 호랑이와 사자 군단의 격돌, 당신이 예상하는 우승팀은?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