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쓰레기집’ 청소, 봉사에만 의존… 지자체 6곳 중 1곳만 예산 배정

[단독] ‘쓰레기집’ 청소, 봉사에만 의존… 지자체 6곳 중 1곳만 예산 배정

입력 2021-10-03 17:40
수정 2021-10-04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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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7개 지자체 평균 870만원 배정
대다수 민간업체 무료 지원 등에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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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쓰레기를 가득 쌓아 두고 사는 ‘쓰레기집’ 가구가 아동학대·고독사 등 위기의 징후로 지목되고 있지만 쓰레기집 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예산을 마련한 지방자치단체는 6곳 중 1곳에 그친다. 쓰레기집 가구의 대부분이 사회적 취약계층이고 그대로 방치하면 건강 악화뿐만 아니라 범죄와 사망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신문이 229개 기초 지자체에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해 확보한 최근 4년간 쓰레기집 지원 예산액을 분석한 결과 올해 예산을 배정한 지자체는 총 37곳(16.2%)으로 나타났다. 37곳의 평균 예산액은 871만 3230원이다. 쓰레기집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는 추세를 반영하듯 예산을 배정하는 지자체는 매년 늘고 있다. 2018년 쓰레기집 지원 예산을 배정한 지자체는 15곳(6.6%)에 불과했지만 2019년 27곳(11.8%), 지난해 31곳(13.5%)으로 점차 늘었다.

별도로 책정된 예산이 없다 보니 주민센터나 구청 복지 공무원들은 자원봉사와 민간 청소업체의 무료 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지자체에서 진행된 쓰레기집 청소 1255건 가운데 민간 도움과 연계한 경우는 578건(46.1%)으로 파악됐다. 청소 지원의 절반 가까이 민간 자원에 기대 처리한 것이다. 민간 업체의 도움을 받아 쓰레기집을 청소한 지자체 94곳 가운데 지자체에서 사용한 비용이 ‘0원’인 곳, 다시 말해 공적자금을 한 푼도 쓰지 않은 지자체만 45곳이었다.

쓰레기집 청소 1회당 소요된 금액은 평균 51만 4544원으로 집계됐다. 이 돈은 쓰레기 배출에 필요한 봉투를 구매하거나, 정리 업체를 고용하는 데 쓰였다. 서울 시내 한 주민센터 복지 담당 공무원은 “한 번 청소할 때 50만~70만원 정도 든다. 쓰레기집 지원 예산이 따로 없어 복지관 사례관리 예산을 끌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 지원 비용이 필요하면 다른 복지 관련 사업비에서 긴급하게 차출하는 것이다.

쓰레기집의 심각성을 인지한 일부 지자체는 청소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인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가 있으면 쓰레기집 전용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기가 수월하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48개 시군구 기초지자체가 저장강박·적치가구 지원 조례를 마련했다. 2018년 9월 부산 북구의회를 시작으로 2018년 7곳, 2019년 10곳, 2020년 16곳, 올해 9월까지 15곳 등으로 관련 조례를 제정한 기초의회가 계속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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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집 청소 지원 조례를 전국 최초로 발의한 부산 북구의회 김효정 구의원은 “쓰레기집이 영구임대단지 등 소외계층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으니 가끔 치워 주는 동네 봉사 행사처럼 여겨졌다”면서 “조례를 만들어서 체계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원을 받은 10가구 중 7가구는 상태가 크게 호전됐다”고 말했다.
2021-10-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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