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아저씨, 배가 너무 고파요”

“기자 아저씨, 배가 너무 고파요”

입력 2021-02-15 01:02
수정 2021-02-1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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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세대 보고서-2021 격차가 재난이다]
<1> 성장이 멈춘 아이들

급식카드로 ‘눈칫밥’…즉석식품·간식 찾아
영양 격차 점점 심화…몸무게 10㎏ 늘기도
작년 급식카드 결제, 전년보다 5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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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빈(가명)군이 지난달 27일 서울 노원구의 한 편의점에서 서울시 결식아동 급식지원 카드인 ‘꿈나무카드´로 결제하고 있다.
정형빈(가명)군이 지난달 27일 서울 노원구의 한 편의점에서 서울시 결식아동 급식지원 카드인 ‘꿈나무카드´로 결제하고 있다.
“기자 아저씨, 밥 좀 사 주시면 안 돼요? 배가 너무 고파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앳된 목소리에선 당돌함과 쑥스러움이 묻어났다. 당황스러웠지만 이어진 대답에 뒤늦게 얼굴이 떠올랐다. “저요, 형빈(11·가명)이. 엊그제 편의점에서 만났는데….” 급한 대로 우선 도시락 기프티콘을 보내 밥을 먹인 뒤 사정을 묻자 “꿈나무카드 한도가 끝났는데 집에 먹을 게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형빈이를 처음 만난 건 지난달 27일 오후 5시 40분, 서울 노원구의 한 편의점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된 형빈이는 손에 쥔 햄버거가 ‘저녁밥’이라고 했다. 형빈이가 편의점에서 저녁을 해결한 지는 1년째다. 아빠는 일자리를 찾아 지방에 있고, 몸이 아픈 엄마도 다시 일을 시작했다. 아이가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유다. 형빈이는 “아빠는 집에 가끔 들어온다”며 “아파서 집에 있던 엄마도 작년 2월부터 일을 나가 저녁 늦게 온다”고 말했다.

형빈이는 서울시가 제공하는 아동급식카드인 ‘꿈나무카드’를 쓴다. 지원 금액은 1일 1식 기준으로 6000원. 하루 최대 1만 2000원까지 쓸 수 있다. 지원 대상 아동마다 다르지만 형빈이의 경우 주말 지원이 빠져 한 달 기준 13만 2000원이 한도다. 급식카드로 점심·저녁을 다 먹는 형빈이 같은 아이들은 한도가 금방 차 막막한 상황에 처한다.

코로나로 학교가 문을 닫은 후 형빈이는 새벽까지 유튜브를 보거나 스마트폰 게임을 하다 늦은 오전에 일어난다. 또래보다 왜소했던 형빈이는 저렴한 편의점 즉석식품이나 분식집 떡볶이 등 불균형한 식사로 끼니를 해결하면서 체중이 1년 새 24㎏에서 34㎏으로 10㎏이 불었다.

보호자의 돌봄이 부족한 아이들의 모습은 대부분 비슷하다. 노원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윤희(11·가명) 가족은 외할머니와 엄마, 중3 오빠다. 지난해 집을 나간 아빠와는 연락이 끊어졌고 엄마 홀로 생계를 책임지다 보니 돌봄은 할머니 몫이다. 동네의 마트 사장 이상오(57)씨는 “윤희가 혼자 꿈나무카드로 결제할 때면 아이스크림만 잔뜩 사간다”며 “그 나이 때는 밥이 되는 걸 먹어야 하는데…”라며 혀를 찼다.

서울 지역의 꿈나무카드 결제 상위 가맹점 중 한 곳인 강북구의 프랜차이즈 제과점 점주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점주 정모씨는 “꿈나무카드로 결제하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게 냉동 스파게티와 소시지빵”이라며 “하루 한도에 맞춰 사가는 걸 보면 간식이 주식을 대신하는 셈”이라고 했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코로나는 영양 격차와 소아 비만의 원인이 된다. 서울신문이 정보공개 청구한 2019~2020년 꿈나무카드 현황 분석 결과, 지난해 이용 건수는 379만 4820건으로 전년(71만 8612건) 대비 5배 폭증했다.

이용 내역도 편중됐다. 전체 결제 건수에서 패스트푸드점 비중이 2019년 0.6%에서 지난해 1%로 두 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서울 지역 최다 이용 꿈나무카드 가맹점 10곳 중 8곳은 편의점이다. 건강한 식사보다는 싸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즉석식품의 비중이 훨씬 높다.

전체 이용 중 밤 9~11시 심야시간대 결제 건수도 지난해 11%로 전년보다 2% 포인트 늘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들이 장기화되면서 밤 시간대에 활동하는 아동들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소득층 아동들의 경우 코로나 이전에는 학교 급식이 영양 격차를 어느 정도 완화시켰지만 재난이 장기화되면서 가정 형편에 따라 발달 문제 등 다양한 격차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 서울시교육청과 정책협의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대표의원 김길영, 강남6)은 26일 서울시교육청과 정책협의회를 열고 제340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와 안건 심사를 대비해 주요 교육 현안을 점검했다. 원내대표단은 교육청 제출 안건을 사전에 살피며 정책이 교육 본질에 부합하는지, 예산 운용이 효율적인지 면밀히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시급한 현장 과제와 우선순위가 다른 신규 사업 확대와 실효성 검증이 필요한 대규모 자체 시스템 구축은 재정적 타당성을 꼼꼼히 살필 예정이다. 아울러 민간위탁 동의안, 조직 신설 및 인력 증원도 객관적 기준으로 필요성을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최종부·이도희·주수현 부대표는 교육청의 서·논술형 평가 체제 개편과 AI 시스템 도입 계획에 정책적 우려를 표했다. 최종부 부대표는 “학생들을 단순히 서열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단편적인 목적에만 매몰되어 무리하게 정책을 설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부대표는 “담당 교사가 AI를 돌려 초안을 채점한 뒤, 결국 교사가 일일이 확인하고 자신의 주관을 넣어 수정해야 하는 구조라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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