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와노 레이코 도쿄대 교수
일본 도쿄대 생산기술연구소 도시기반안전공학국제연구센터의 구와노 레이코(53) 교수는 지반 함몰 현상의 원인과 발생 과정 그리고 지하 공동(空洞)으로 인한 땅 꺼짐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 등을 연구해 온 대표적인 전문가다. 그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공동의 발생 자체는 예방이 불가능하지만 공동이 지반의 함몰로 번지는 일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면서 “한국도 지중 시설물들의 노후화 문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구와노 레이코 도쿄대 교수
공동의 예방이 불가능한 이유로 구와노 교수는 “땅에 매설된 하수관이나 배수관이 파손돼 그곳에서 토사가 유출되는 일과 건물 신축 공사 과정에서 공동이 발생하는 일은 인과관계가 비교적 명확하지만,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없어도 공동이 나타나는 등 원인 불명으로 생기는 일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실적 한계를 감안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공동이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선순위를 정해 하수관 등 지하 시설물에 대한 주기적인 유지, 보수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구와노 교수는 최근 지반 함몰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요인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게릴라성 호우의 증가를 꼽았다. 그는 “아직은 강우량과 지반 함몰이 정비례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지만 일본의 경우 비가 가장 많이 오는 6~8월에 공동이 많이 발생한다”면서 “갑자기 불어난 물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인 배수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도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5-11-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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