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세월호 국감으로 본 여야 보좌진 아이템

[커버스토리] 세월호 국감으로 본 여야 보좌진 아이템

입력 2014-10-04 00:00
수정 2014-10-04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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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피부에 와닿게…野, 폐부를 찌르듯

국정감사를 앞두고 각 의원들의 보좌관들은 분주하게 ‘총알’을 준비하고 있다.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꺼내 놓는 아이템이 날카로워야 ‘국정 견제’라는 국감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있고 의원의 정치적 존재감도 부각시킬 수 있어서다. 그러나 여야의 정치적 위치와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템의 내용과 방향도 서로 차이가 있다. 여야 모두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고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은 공통적이다. 하지만 야당은 한발 더 나아가 그 책임을 여당과 대통령에게 돌리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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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세월호 참사 후속 조치에서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여당은 이번 국감에서 해경 해체안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유병언법’으로 불리는 범죄수익 은닉 규제 및 처벌법 처리를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반면 야당은 세월호 사고에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을 대통령과 청와대에 있다고 보고 있다.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야당 의원의 한 보좌관은 “정권의 심장부를 겨냥한 파급력 있는 아이템 찾기에 주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차이점이라면, 여당은 주로 소비자의 편익과 관련된 아이템 마련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 스마트폰 보안 취약 문제, 먹거리 위생상태 지적, 화장품 원가 고발 등이 여당발(發) 아이템이었다. 야당 의원에 비해 여당 의원들이 정부 측에 대안 마련을 촉구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는 점도 여당 측에서 이런 아이템을 선호하는 이유다. 소비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문제는 개선이 빠를수록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반면 야당은 정부 기관의 비위, 예산 낭비, 낙하산 인사, 솜방망이 징계 등과 관련된 아이템을 많이 다룬다. 집권 여당을 견제하는 야당의 당연한 역할이기도 하지만, 정부 부처를 공격해 현 정부를 흔들어야 차기 대선에서 정권 탈환이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 들어 가장 특징적인 것은 ‘창조경제’에 대한 지적이 여야 간 확연히 갈린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의원실의 한 비서관은 “새누리당 보좌진 사이에서 창조경제가 실적이 없다는 식의 아이템은 금기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창조경제’를 괜히 국감에서 건드려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선 안 된다는 게 이유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비서관은 “이번 국감에서 창조경제가 허상이었음을 터뜨릴 자료가 상당히 비축돼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4-10-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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