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우울한 축제공화국] 축제의 나라 日 성공비결은

[대한민국은 우울한 축제공화국] 축제의 나라 日 성공비결은

입력 2012-10-20 00:00
수정 2012-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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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로 나간 사람도 축제 수레끌러 귀향 ‘주민참여의 힘’

일본은 ‘마쓰리’(축제)의 나라다. 도쿄를 비롯해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이 1년내내 돌아가며 축제를 연다. 역사도 깊다. 몇 백년전부터 이어져오는 축제도 적지 않다. 일본 축제의 성공 비결은 주민참여에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다. 일본의 3대 축제인 교토의 기온, 오사카의 텐진, 도쿄의 간다 마쓰리도 주민들이 전폭적으로 참여하면서 세계적인 축제가 됐다.

사과 생산지로 유명한 일본의 아오모리에서는 매년 8월 화려한 등불축제인 ‘네부타 마쓰리’가 열린다. ‘네부타’는 종이로 만든 커다란 인형 등불을 뜻하는 말이다. 수십 대의 네부타와 수만 명의 인파가 춤추며 퍼레이드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축제가 열리기 몇 달 전부터 관람 좌석을 예매해야 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네부타 마쓰리 덕분에 아오모리를 찾는 관광객은 시 인구의 10배가 넘는 350만 명에 이른다. 매년 238억엔(약 33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삿포로 눈꽃 축제도 마찬가지다. 1950년 이 지역의 고교생들이 6개의 설상을 설치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주민들과 지역 정부가 함께 나서 눈꽃 축제로 발전시켰고, 1972년 삿포로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무대에 널리 알려졌다.

400여년의 전통을 가진 사가현 가라쓰시의 ‘가라쓰쿤치’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성공의 토양이 됐다. 14개 마을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사자와 용 등 갖가지 모양의 수레를 끌기 위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출향인들이 고향을 찾을 정도로 주민들의 축제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시는 예산만 지원할 뿐이다.

일본 축제의 또 다른 성공요인은 지역축제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과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주민들이 직접 상품 아이템을 개발하고, 자치단체도 기술개발과 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2-10-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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