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환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장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장인 정강환 배재대 관광축제대학원장은 19일 “축제를 놀고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닌 산업으로 봐야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 중간 과정에 있다.”며 지역의 바다 진흙을 특화한 보령머드축제가 화장품 생산으로까지 이어지고 축제 때 외국인이 들끓는 것을 사례로 꼽았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축제 전문가를 키우고 글로벌 마케팅에 나설 것도 주문했다.정강환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장
-매너리즘이 문제다. 콘텐츠가 비슷비슷하고 선심성 축제도 많다. 걸핏하면 가수를 부르는 데다 (단체장 등) 축사가 자주 등장한다. 줄여야 한다. 주제도 약하다. 꽃이면 꽃, 인삼이면 인삼을 집중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이것저것 섞은 ‘종합세트형’이 많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데 그치는 화합형 축제가 많은 것도 문제다. 변해야 한다.
→그에 따른 부작용은.
-관련 단체 간 예산 나눠 먹기가 판친다. 그러니 실효성이 떨어지고 축제가 맨날 그 타령이다. 발전이 없다.
→우리나라 축제가 세계화를 못 하는 이유는 뭔가.
-지속적으로 키우지 않는 것이다. 정부가 대표 축제를 선정한 뒤 10년쯤 지원하다 ‘졸업’시킨다. 그러면 성장이 멈추고 오히려 잠재력 있는 축제도 쓰러질 지경에 처한다. 오랜 시간을 두고 육성해야 한다.
→선진국 축제와의 차이는.
-외국은 축제가 산업이고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이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수익성 제고 등 개선책을 내놓는다. 당연히 기업이 관심을 갖고 투자할 수밖에 없다.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는 그곳 맥주산업과 연계되는 축제다. 미국에는 고용 인력만 150명이 넘는 축제도 있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는데 어떤 축제를 골라 집중 육성해야 하나.
-함평 나비축제, 진주 남강유등축제 등과 같은 지역 개발형이 우선이다. 주민은 물론 관광객에게 인기 있고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에도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 명성도 중요하다. 주차장, 화장실 등 축제장의 서비스 질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예산 지원 말고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지원할 게 있다면.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서라도 축제 전문 인재를 키워야 한다. 우리나라는 축제를 많이 하는 자치단체의 경우도 담당 공무원이 몇 년 일하다 다른 부서로 떠난다. 그러다 보니 축제 노하우를 쌓을 기회가 없다. 글로벌 마케팅에도 앞장서야 한다.
→미래에는 어떤 축제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나.
-창의성 있는 축제다. 융복합적 사고로 콘텐츠를 보강해야 한다. 우리 것만 고집하지 말고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처럼 세계인이 공감하도록 해야 한다. 마음껏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12-10-20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