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경제성장률) 통계의 부정확성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중국 정부가 올해 3분기 GDP 증가율을 발표한지 불과 나흘 만에 1년 만기 기준금리와 은행권에 대한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조치를 전격적으로 단행했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3일(현지시간) “중국의 성장세가 그처럼 강하다면 왜 중국 인민은행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었을까?”라며 중국의 추가 금리인하 조치로 중국 3분기 GDP 증가율에 대해 합리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비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앞서 지난 19일 올해 3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6.9%라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 1·2분기에 가까스로 7.0%를 유지하다가 이번 3분기에 6%대로 떨어졌다. 6%대 성장률은 2009년 1분기 6.2% 이후 6년 반 만에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추가 금리인하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중국의 GDP 통계가 과장됐으며 중국 금융 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BBC방송 등도 중국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발표된데 대해 실물 경제전문가들이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프레더릭 뉴먼 HSBC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우 3분기 성장률이 6.9%로 발표됐지만 통계조작 의혹이 크다”면서 “실제 성장률은 3~4%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라우스 바더 소시에테제네날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무역과 산업 생산의 최신 지표가 계속 부진한 점을 고려하면)성장 실적과 제반 경제지표가 확실히 들어맞지 않는다”며 “이런 6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좋은 실적이 나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데이터 조작 의혹을 거들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경기 둔화를 억제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정책 수단을 동원했다. 기준 금리 및 지준율 인하라는 통화 완화 정책뿐 아니라 인프라 투자 확대,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은행 예대비율 규제완화 등 경기부양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 같은 노력을 감안하면 3분기 성장률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 다소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수치다. 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중국사회과학원·골드만삭스 등 중국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연간 6.8~6.9%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23일 경제회복을 지원하고 정부의 재정지출을 보완하기 위해 1년짜리 대출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하한 4.35%, 1년짜리 예금 기준금리도 0.25%포인트 떨어뜨린 1.5%로 각각 내렸다. 지준율도 0.5%포인트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의 국내외 여건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중국 경제성장률이 아직 다소간 하방 압력에 노출돼 있어 경제 구조전환과 안정, 건강한 발전에 필요한 우호적인 통화 및 금융 여건을 창출하기 위해 유연한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금리·지준율 인하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금리 변경은 전반적인 물가 수준에 기초해서 결정되는데 최근 소비자물가(CPI)와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고, 국제 상품가격 하락과 국내 투자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엇갈리고 있는 데다, 생산자물가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낮은 물가 여건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하루 전인 22일 “중국 정부가 위험회피 차원에서 통화정책을 합리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기준 금리 인하와 지준율을 낮춰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중국의 3분기 명목 GDP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진 것은 이미 막대한 부채 부담으로 허덕이는 기업들에 돌아가는 현금 흐름도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까닭에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실질 성장률이 중국 정부 목표치인 7%에 크게 못 미치는 5~6%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3년 이상 마이너스(-) 영역을 기록하며 경제 하강 압력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 중국 은행 대출 대부분이 신규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는 민간사업보다는 국영기업에 들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 금리 및 지준율 인하 조치의 즉각적인 영향으로 국영기업의 금융 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인민은행의 기준금리와 은행권에 대한 지준율 인하 조치는 예정에 없던 비공식 회의로 결정됐다. 인민은행은 정례 회의를 갖지 않는다. 때때로 주말이 되기까지 기다렸다가 깜짝 발표하는 경우도 있다. 시장이 통화정책 변경의 의미를 해석할 시간을 주기위해서다. 인민은행은 지난 1년 동안 비슷한 리듬으로 대체로 2개월 주기로 모두 6차례 금리를 떨어뜨렸다. 최근 금융 완화도 인민은행이 사실상 아직까지 신중한 자세라는 뜻으로 추가적 완화의 여지를 상당히 남겨놨다는 지적이다. 인민은행의 추가 기준금리·지준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출 기준금리는 여전히 4.35% 수준이다. 대형은행들의 지준율도 17%에 이른다. 대다수 애널리스트와 투자가들은 내년 초 안에 이 둘을 추가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예상한다. 류둥량(劉東亮) 자오상(招商)은행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융당국의 내년에 유동성 확대를 위한 통화정책은 1년 만기 기준금리를 1%포인트 넘게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중국 인민은행 전경.
출처 중국신문망
출처 중국신문망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경기 둔화를 억제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정책 수단을 동원했다. 기준 금리 및 지준율 인하라는 통화 완화 정책뿐 아니라 인프라 투자 확대,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은행 예대비율 규제완화 등 경기부양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 같은 노력을 감안하면 3분기 성장률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 다소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수치다. 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중국사회과학원·골드만삭스 등 중국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연간 6.8~6.9%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23일 경제회복을 지원하고 정부의 재정지출을 보완하기 위해 1년짜리 대출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하한 4.35%, 1년짜리 예금 기준금리도 0.25%포인트 떨어뜨린 1.5%로 각각 내렸다. 지준율도 0.5%포인트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의 국내외 여건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중국 경제성장률이 아직 다소간 하방 압력에 노출돼 있어 경제 구조전환과 안정, 건강한 발전에 필요한 우호적인 통화 및 금융 여건을 창출하기 위해 유연한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금리·지준율 인하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금리 변경은 전반적인 물가 수준에 기초해서 결정되는데 최근 소비자물가(CPI)와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고, 국제 상품가격 하락과 국내 투자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엇갈리고 있는 데다, 생산자물가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낮은 물가 여건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하루 전인 22일 “중국 정부가 위험회피 차원에서 통화정책을 합리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기준 금리 인하와 지준율을 낮춰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중국의 3분기 명목 GDP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진 것은 이미 막대한 부채 부담으로 허덕이는 기업들에 돌아가는 현금 흐름도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까닭에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실질 성장률이 중국 정부 목표치인 7%에 크게 못 미치는 5~6%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3년 이상 마이너스(-) 영역을 기록하며 경제 하강 압력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 중국 은행 대출 대부분이 신규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는 민간사업보다는 국영기업에 들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 금리 및 지준율 인하 조치의 즉각적인 영향으로 국영기업의 금융 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인민은행의 기준금리와 은행권에 대한 지준율 인하 조치는 예정에 없던 비공식 회의로 결정됐다. 인민은행은 정례 회의를 갖지 않는다. 때때로 주말이 되기까지 기다렸다가 깜짝 발표하는 경우도 있다. 시장이 통화정책 변경의 의미를 해석할 시간을 주기위해서다. 인민은행은 지난 1년 동안 비슷한 리듬으로 대체로 2개월 주기로 모두 6차례 금리를 떨어뜨렸다. 최근 금융 완화도 인민은행이 사실상 아직까지 신중한 자세라는 뜻으로 추가적 완화의 여지를 상당히 남겨놨다는 지적이다. 인민은행의 추가 기준금리·지준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출 기준금리는 여전히 4.35% 수준이다. 대형은행들의 지준율도 17%에 이른다. 대다수 애널리스트와 투자가들은 내년 초 안에 이 둘을 추가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예상한다. 류둥량(劉東亮) 자오상(招商)은행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융당국의 내년에 유동성 확대를 위한 통화정책은 1년 만기 기준금리를 1%포인트 넘게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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