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핫피플] 아르헨티나 ‘전기톱’ 대통령, 여소야대 뚫고 인플레이션 잡다

[월드핫피플] 아르헨티나 ‘전기톱’ 대통령, 여소야대 뚫고 인플레이션 잡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4-12-11 15:05
수정 2024-12-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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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2024년 9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개장 벨을 울린 후 사진을 찍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2024년 9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개장 벨을 울린 후 사진을 찍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미국 정부를 고치는 합리적인 공식: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밀레이 스타일의 삭감”

전기톱을 들고 경제 개혁을 예고했던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54)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취임 1년을 맞았다.

정부 부처 숫자를 줄이고 보조금을 삭감하며 공무원을 해고한 그의 경제 개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도입할 정도로 성공적이란 평가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 공동수장을 맡은 비벡 라마스와미는 ‘밀레이 스타일’로 미국 정부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경제학 교수이자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했던 밀레이는 정치 경험이 없던 데다 의회 역시 여소야대 상황이어서 그의 대통령직 수행을 놓고 의구심이 잇따랐다.

하지만 가망 없다는 진단을 받던 아르헨티나 경제는 1년 전만 해도 26%에 달했던 인플레이션율이 지난 10월 2.7%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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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버려라”라고 쓴 피켓을 든 아르헨티나 반정부 시위대가 지난 2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법안을 논의하는 의원들을 지키는 경찰을 조롱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P 연합뉴스
“그를 버려라”라고 쓴 피켓을 든 아르헨티나 반정부 시위대가 지난 2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법안을 논의하는 의원들을 지키는 경찰을 조롱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P 연합뉴스


밀레이 대통령이 한때 ‘똥’이라고 불렀던 아르헨티나 페소의 가치는 상승했고, 장기 국채의 가격도 3배나 올랐다. 아르헨티나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메르발 지수는 올해 들어 140%나 올랐다.

지지율 역시 50%대를 유지하고 있어 공공지출을 삭감하는 혹독한 구조조정에도 아르헨티나 국민은 그의 개혁에 찬성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경제는 여전히 수술대 위에서 인공호흡을 받는 처지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6%보다 더 낮은 -3.5%에 이를 전망이며, 빈곤층 인구 비율은 올 상반기에만 11%포인트나 증가해 53%에 이르렀다.

밀레이 대통령은 예산 삭감이란 전기톱을 휘둘러 정부 부처 숫자를 18개에서 8개로 줄였고 지금까지 3만 명 이상의 공무원을 해고했다. 에너지 및 교통 보조금을 폐지하고, 거의 모든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덕분에 대중교통 요금은 10배나 올랐다.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했을 당시, 여당의 의석 숫자는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적었으며 상원과 하원 모두 15% 미만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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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최근 3년 만에 최저 수준인 지난 10월 인플레이션 2.7%를 홍보하며 소셜 미디어에 올린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최근 3년 만에 최저 수준인 지난 10월 인플레이션 2.7%를 홍보하며 소셜 미디어에 올린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처


하지만 그는 자신의 공약을 대부분 실행에 옮겼는데 비상사태령과 거부권을 발동해 대통령 권한을 최대치로 사용했다. 또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유권자들과 직접 연대하면서 자신에게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주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와는 예산 삭감으로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갔다.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는 웹툰은 ‘쓸데없이 고퀄(고품질)’이라 평가받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

게다가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 및 머스크 CEO와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인 밀레이 대통령은 올해 초 보수 정치행사에 당시 유세 중이던 당선인을 만나자 “대통령!”이라고 울부짖으며 얼싸안고 감격에 겨워했다. 덕분에 지난달 14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대선 승리 이후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첫 외국 정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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