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업그레이드] 손만 대면 콘크리트 가루 후드득… 폭우 내리면 금방 쓰러질 듯

[안전 업그레이드] 손만 대면 콘크리트 가루 후드득… 폭우 내리면 금방 쓰러질 듯

입력 2014-05-09 00:00
수정 2014-05-09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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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릉 연립주택 노후 단지 직접 가 보니

8일 서울 성북구 정릉3동 주민센터 옆 언덕에 있는 정릉스카이빌(연립주택)단지. 1969~1978년에 지어진 공동주택 4개 동 100가구가 곧 쓰러질 것처럼 위험해 보였다. 이곳 산중턱의 불량 주택 지역 대부분은 재개발사업으로 깨끗하게 변모했지만 이 주택은 지은 지 36~45년이 지나도록 재개발사업이 이뤄지지 않아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올해 1월 건축구조기술사의 안전 진단 결과는 심각했다. 지반은 암석이라 단단했지만 건물은 콘크리트 중성화가 심각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손으로 만져도 콘크리트 가루가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 철근에 녹이 슨 것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철근이 노출됐음을 짐작하게 했다. 대형 참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아직도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5개 동 140가구 가운데 4개 동이 1996년에 거주 불가인 E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1개 동(40가구)만 철거되고 24가구 50명의 주민이 아직도 살고 있다. 서울시가 2008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이주명령까지 내렸지만 주민들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1개 동도 D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서울시와 성북구는 이주명령을 거부하는 주민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이주비를 지급할 여력이 없는 성북구로서는 이곳에 공원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이주비를 주자고 시에 건의했지만 공원 조성 사업은 구청의 몫이라며 묵살당했다.

이문종 성북구 주택관리과장은 “집주인과 세입자에게는 임대주택 입주권이 주어지지만 집주인들이 막무가내로 특별분양권을 요구하며 퇴거를 거부하고 있다”며 “특별분양권은 법적으로 해당되지 않고 강제 이주도 어려워 재개발사업 추진에 기대를 걸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 입주민은 “폭우라도 쏟아지면 금방 쓰러질 것 같아 불안하지만 이곳을 나가면 당장 살 곳이 막막해 이주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시장의 일부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건물은 2000년 E등급 판정을 받고도 방치되다시피 했다가 최근 철거가 확정됐다. 주민들이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8월쯤 철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E등급 건축물이라도 민간 소유 건물은 사실상 강제 철거가 어렵기 때문에 재개발사업이나 도시정비사업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소규모 건축물이지만 공동 생활을 하는 사회복지시설도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부산 강서구 동선동 소양무지개동산은 2층 벽돌집으로 건물 연면적 258㎡에 입소 정원이 142명이나 되는 아동복지시설이다. 하지만 이 건물은 지은 지 30년이 지났다.

지난해 말 한국시설안전공단 전문가들이 건물과 주변 토목시설에 대한 안전 진단을 한 결과 구조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불량’ 판정이 나왔다. 안전 진단서에 따르면 건물 내부에는 크고 작은 균열이 수두룩하다. 특히 건물 하중을 직접 받는 수직 균열도 이곳저곳에서 발견됐다. 시설안전공단은 사회복지시설의 15% 정도가 안전에 취약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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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2014-05-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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