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분단 70년-신뢰의 씨앗 뿌리자] <1> 남북한 동질성의 현주소

[한반도 분단 70년-신뢰의 씨앗 뿌리자] <1> 남북한 동질성의 현주소

입력 2014-03-31 00:00
수정 2014-03-3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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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서 온 나는 남한의 이등 국민일 뿐”

2015년, 한반도가 분단된 지 70년을 맞는다. 그동안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등 화려한 약속들은 불신의 장벽을 넘지 못한 채 정치적 수사로만 남았다. 분단 체제를 넘어 통일로 가는 길목에는 아래로부터의 신뢰의 씨앗을 뿌리고 그 수확물을 파종하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일 대박’의 청사진 격인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대북 구상’ 역시 남북한 신뢰 회복의 토대 없이는 사상누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서울신문은 ‘한반도 분단 70년, 신뢰의 씨앗 뿌리자’라는 시리즈를 통해 갈수록 깊어지는 남북의 분단 증후군을 짚어보고 통일한국으로 가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난 29일 서울 신촌의 한 카페. 이곳은 탈북 청년 박요셉(34)씨와 전상희(33·여)씨, 미국 교포 에릭(29)씨가 남과 북, 해외 동포가 모여 한반도 통일의 미래를 일상생활 속에서 체험하자는 취지로 운영하고 있는 ‘통일협동조합’ 현장이다. 다큐멘터리도 제작하며 탈북자 공동체의 자립을 실험하고 있다.

2004년 한국에 온 탈북 10년차인 박씨는 최근 화두가 된 ‘통일 대박’에 대해 묻자 “탈북자는 ‘먼저 온 미래’라고 하지만 현실은 대한민국의 이등 국민이고 탈북자 집단은 한국 내 또 다른 게토의 일원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 자체가 통일에 무관심하고 동질성 회복의 바로미터인 탈북자들을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현실에서 북한 주민에게 통일을 설득하는 게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남북이 서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통일 구호만 요란하게 외치는 현실도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2006년에 탈북한 윤성현(32·가명)씨는 “북한 주민들은 남한이 자기들보다 잘산다는 것은 알지만 한국인들이 북한을 진심으로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윤씨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동독 주민들이 차별을 받았지만 동서독보다 더 큰 격차를 보이는 남북한은 더 큰 차별과 마찰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10년 전 탈북한 조현진(31·가명)씨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 자본주의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탈북자들이 북에서 왔다는 걸 숨기고 사는 것 자체가 남북한 동질성의 현 주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한 역시 통일에 대해 비슷하다. 우리 미래 세대의 통일 무관심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통일교육협의회가 전국 중·고등학생 20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27.1%는 통일과 북한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답변했고 북한 주민에 대한 부정적 답변도 73.8%에 달했다. 통일이 필요 없다는 답변도 25.7%였다. 전문가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수치를 분석해 보면 숨어 있는 부정적 인식은 더 짙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올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기로 한 것도 통일 주역이 될 세대들의 괴리감을 확인, 현실적인 통일 교육의 방향을 정하기 위함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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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4-03-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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