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총괄위원장 인터뷰
“우리나라 사람은 3년 뼈빠지게 돈 모아 외국 도시 보겠다고 10박 11일 해외여행 가 다 쓰고 옵니다.”이종수 지역브랜드 대상 총괄위원장
영국은 매년 살기 좋은 지역을 발표하며 이 장면을 1시간 동안 실시간 중계한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그는 “입상한 지역 주민은 엄청난 자부심을 갖게 된다. 홍보 효과도 대단해 방영 후 관광객이 급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기는커녕 전국에서 아파트 짓느라고 바쁘다”고 일침을 가했다.
축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이 위원장은 “축제는 우리가 외국보다 월등히 많은데 질은 크게 떨어진다”면서 “독일 맥주축제 등 해외 축제에 관심을 쏟으면서도 정작 우리 축제는 키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본 마쓰리(축제)를 예로 들었다. 교토 마쓰리의 경우 전 세계에서 구경을 온단다. 이 위원장은 “마쓰리라고 해봐야 꽃가마 타고 골목길 몇 번 도는 것인데 사람들이 몰린다”면서 “거기에는 300~400년 전 것을 계승하는 역사와 전통의 제(祭)가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축제는 즐기자는 축(祝)만 있고 제(祭)는 대부분 빠져 있다고 꼬집었다. 일제강점기 때 세시풍속을 금지한 영향도 있지만 우리나라 축제는 10년이 안된 것도 많다. 그는 “우리도 공동체 의식이 깃든 옛것들을 축제로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산물은 네이밍(이름 짓기)이 허약하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네이밍이 주먹구구식이다. 햇사레, G마크, HAPPY700, 녹색한우, 뜨라네, 시월애, 산수향, 햇쌀가득 등처럼 지역이 연상되지 않는 게 부지기수”라면서 “포지셔닝(수요자에게 인식되는 모습)과 전략도 부족하다. 장단점을 정확히 알리지 못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에도 지역브랜드 상이 있지만 자국에서 끝난다”며 “내가 내년에 다시 일을 맡는다면 서울신문에 아시아권의 다른 나라 언론을 더 참여시켜 ‘아시아 지역브랜드 대상’으로 확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러면 상의 파괴력은 엄청나게 커질 것이고, 입상한 축제, 특산물, 살고 싶은 지역은 적어도 아시아에서 유명해져 수요와 방문객이 급증할 것”이라며 “지역별 예선도 열어 흥행과 권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2013-10-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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