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산의 날] “숲 사랑하고 관심있으면 나이 문제안돼”

[오늘 산의 날] “숲 사랑하고 관심있으면 나이 문제안돼”

입력 2010-10-18 00:00
수정 2010-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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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의 숲 해설가 허영 팀장

“숲 해설가는 나이나 학력에 상관없이 숲을 사랑하고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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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대전청사 1동 1층에 있는 숲사랑 체험관에서 숲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허영(80) 팀장은 여든이라는 나이가 무색하다. 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숲사랑 체험관에는 5명의 해설가가 있는데 연장자인 허씨가 팀장을 맡았다.

생물교사로 시작해 대전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한 허 팀장은 7년 전 숲 해설사로 변신했다. 스스로 숲의 효험(?)을 체험했기 때문. 재직 중 아토피가 생겼는데 산을 다니면서 깨끗이 나았다. 지난해엔 충북숲해설가협회에서 3개월간 교육을 받고 정식 인증을 취득, 지난 1월부터 숲사랑 체험관에 10개월 계약직으로 숲 해설을 하고 있다.

허 팀장은 “계약이 끝나더라도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할 생각이다.”라면서 “숲 해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눈높이에 맞는 설명”이라고 말했다. 그의 팀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체험관 방문객이 급증했다.

숲사랑 체험관은 대전에서 유일하게 7세 이하 아이들의 숲 체험이 가능하다. 도심 내에서 목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대전뿐 아니라 인접한 도시 어린이집에서도 방문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프로그램 참가자가 9월 말 현재 1만 5000명을 넘었고 10월까지 예약이 마감됐다.

허 팀장은 “미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숲과 자연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면서 “책을 통해 이론은 알지만 실물을 접할 기회가 없다 보니 너무 신기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숲사랑 체험관은 높은 산에서 볼 수 있는 143살 먹은 나무뿐 아니라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됐다.”면서 “숲과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체험관이 문을 닫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한밭수목원에서 숲 해설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허 팀장은 학생 대상 ‘학교숲 해설사’ 도입을 제안했다. “어릴 적에 관심있게 들은 이야기는 커서도 잊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010-10-1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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