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판 삼청교육대’ 선감학원 피해자 이대준씨
일제강점기인 1942년 소년 감화 목적으로 설립된 선감학원은 해방 이후 경기도가 그대로 인수해 1982년까지 국가 정책에 따라 부랑아 수용 시설로 활용됐다. 4691명의 아동이 복장이 남루하거나 주소를 모른다는 이유로 강제로 끌려갔다.
고인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아홉 살이던 1966년 선감학원에 강제 수용됐다. 고인은 폭력과 배고픔을 견디며 9년을 선감학원에 수용돼 있다가 탈출했다. 고인을 비롯한 수용 아동들은 선감학원 종사자나 다른 아동으로부터 상습적인 폭행과 구타로 고통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가까스로 탈출한 생존자들은 선감학원이 문을 닫은 지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고인은 선감학원이 재조명되던 2010년대 중반부터 피해 생존자로 증언을 이어나갔다. 지난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죽은 다음에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지만 자꾸 말을 해야 사람들이 알고 잘못한 사람들은 반성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빈소는 인천 연수구의 인천적십자병원 202호로 발인은 오는 17일 오전 5시 30분이다. 장지는 인천가족공원에 마련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2020-01-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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