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의 암 딛고… 제주올레길 100번 완주했다

3번의 암 딛고… 제주올레길 100번 완주했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5-11-28 00:50
수정 2025-11-28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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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한창수씨 첫 대기록

15년 7개월 21일 만에 4만 3136㎞
“올레길은 날 다시 살린 생명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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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수(왼쪽)씨가 제주올레길 사상 첫 100회 완주 대기록을 작성한 뒤 서명숙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올레 제공
한창수(왼쪽)씨가 제주올레길 사상 첫 100회 완주 대기록을 작성한 뒤 서명숙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올레 제공


“나에게 제주올레길은 생명의 길이고, 나를 다시 살린 길입니다.”

한창수(80)씨가 지난 25일 제주올레길 역대 첫 100회 완주 대기록을 작성하며 이 말을 꺼냈다. 그는 총 27개 코스, 437㎞로 구성된 올레길을 무려 100번, 누적 4만 3136㎞를 뚜벅뚜벅 걸었다. 지구 한 바퀴(4만 75㎞)를 훌쩍 넘는 거리다.

한씨가 처음 걷기 시작한 건 2010년 4월 4일, 자신의 생일이었다. 올레길 완주를 마친 딸을 보며 “나도 해보겠다”는 마음 하나로 길에 나섰다. 서울에 살아 제주 지리가 서툴러 같은 코스를 몇 번이나 반복했고, 해가 지기 전 완주하지 못해 길을 잃기도 했다. 결국 그는 아예 제주 서귀포시 남원에 집을 얻고 걷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인생의 가장 큰 시련이 그를 덮쳤다. 2012년 흉선암, 2013년 혈액암, 2014년 전립선암 선고를 3년 연속 받았다.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를 버텨내던 나날 속에서도 한씨는 치료가 없는 날이면 지팡이를 짚고 길을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 12월 21일 첫 완주증을 손에 쥐었다.

그 이후로도 걷기를 멈추지 않았고 15년 7개월 21일 만에 100번째 완주에 성공했다. 더욱이 그를 괴롭힌 암도 지난해 모두 완치되는 기적을 이뤘다.



한씨는 “올레길이 아니었다면 나는 다시 살아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10년 안에 150회 완주가 내 새로운 버킷리스트”라고 말했다. 안은주 제주올레 대표는 “누구나 완주를 목표로 걸을 필요는 없지만, 한씨의 100회는 기록 자체가 놀랍다”며 “오랜 시간을 버텨온 그의 마음이 더 큰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2025-11-28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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