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서 배운대로 심폐소생술… 제가 사람을 살렸네요”

“회사서 배운대로 심폐소생술… 제가 사람을 살렸네요”

유규상 기자
유규상 기자
입력 2025-07-29 01:00
수정 2025-07-2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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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목숨 구한 버스기사 정영준씨
정류장서 쓰러진 60대 남성 발견
기도 확보 후 4분 CPR… 의식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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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운전기사 정영준(가운데)씨가 서울 서대문구 연대 앞 정류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제공
버스 운전기사 정영준(가운데)씨가 서울 서대문구 연대 앞 정류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제공


“회사에서 배운 대로 응급조치를 한 뒤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30년 가까이 운전대를 잡은 서울의 한 베테랑 버스 운전기사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60대 남성을 응급조치로 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시내버스 171번(도원교통) 기사 정영준(62)씨는 지난 11일 오후 10시 30분쯤 신호를 받고 좌회전으로 서울 서대문구 ‘연대 앞’ 정류장에 진입하던 중 모여 있던 학생들과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버스에서 내려 A씨의 혀가 말려 있고 호흡과 의식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정씨는 곧바로 혀를 펴 기도를 확보하고 심폐소생술에 들어갔다. 4분가량 심폐소생술을 이어 가자 A씨는 호흡을 시작했고, 의식을 점차 되찾았다. 이에 정씨는 주변 학생들에게 119구급대에 인계를 부탁하고 버스에 올랐다. 이후 승객들에게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며 양해를 구한 뒤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A씨는 의식을 회복한 상태에서 병원으로 안전하게 이송됐다.

조합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런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날짜가 좀 지났지만 칭찬하고 싶다’, ‘몇 분 정도 열심히 심폐소생술을 하고 나서 쓰러졌던 분이 의식을 찾았고 기사님이 안도하면서 버스로 와 출발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정씨는 1998년부터 버스 운전을 시작했다. 그는 “회사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매년 받아 급박한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마저 버스를 운행하면서 ‘배운 대로 하면 되는구나,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 기사는 매년 4시간씩 심폐소생술을 포함한 대면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연 12시간 이수해야 하는 산업안전보건교육(온라인) 과정에도 같은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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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당시 버스에서 기다려 주신 승객분들이 운행이 지체된 것에 대해 뭐라 하지 않고 ‘괜찮다, 잘했다, 수고했다’며 격려해 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025-07-29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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