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640억원 들인 화려한 결혼… “지역 경제 활력” vs “주민 터전 뺏어”

베이조스, 640억원 들인 화려한 결혼… “지역 경제 활력” vs “주민 터전 뺏어”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5-06-29 23:53
수정 2025-06-2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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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갈라진 베네치아 여론

빌 게이츠 등 유명 인사 200명 참석
伊관광부 “1조 5300억원 경제 효과”
“개인 제트기 최악 오염”… 규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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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3일간의 결혼식 마지막 날 축하연에 참석하기 위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오른쪽)와 로런 산체스 베이조스 부부가 아만 베니스 호텔을 떠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베네치아 AP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3일간의 결혼식 마지막 날 축하연에 참석하기 위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오른쪽)와 로런 산체스 베이조스 부부가 아만 베니스 호텔을 떠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베네치아 AP 연합뉴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61)와 폭스TV 앵커 출신 약혼녀 로런 산체스(56)의 2박 3일간의 성대한 결혼식이 28일(현지시간) 화려한 막을 내렸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베네치아 당국의 기대와 베네치아를 상품화하고 지역주민의 터전을 빼앗는 ‘오버투어리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했다.

베이조스 부부의 결혼식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를 비롯해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올랜도 블룸,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모델 킴 카다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제러드 쿠슈너 등 200여명의 세계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인근 공항 3곳에 전용기 90대, 베네치아 대운하에 수상 택시 30여대가 동원됐고 하객들은 최고급 호텔 5곳에 나눠 숙박했다. 2150억 달러(293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베이조스는 2019년 전 부인 매켄지 스콧과 26년간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이혼한 뒤 2023년 언론인 출신 산체스와 약혼했다.

첫날 환영 파티는 베네치아 칸나레조 구역의 마돈나델로르트 성당에서 열렸고 27일 결혼식 본식은 베네치아의 산조르조마조레섬에 위치한 산조르조마조레 성당에서 펼쳐졌다. 축가는 이탈리아 유명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아들 마테오 보첼리가 불렀다. 베이조스와 산체스는 축가에 맞춰 반지를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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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베이조스 반대’를 의미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결혼식을 규탄하며 베네치아 도심을 행진하는 시위대. 베네치아 AP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베이조스 반대’를 의미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결혼식을 규탄하며 베네치아 도심을 행진하는 시위대.
베네치아 AP 연합뉴스


결혼식 직후에는 중세 선박 건조장으로 유명한 베네치아 동쪽 끝 카스텔로 지구의 아르세날레 전시장에서 피로연이 이어졌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주의 루카 자이아 주지사는 베이조스의 결혼식에 투입된 비용이 최소 4000만 유로(약 64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우려와 달리 일반 관광객들도 수상 택시나 곤돌라를 이용할 수 있었고, 폐쇄됐던 도로가 원상 복귀되는 등 결혼식은 큰 혼란 없이 마무리됐다.

이탈리아 관광부는 27일 베이조스와 산체스의 결혼식이 약 9억 5700만 유로(약 1조 5300억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베네치아 연간 수입의 약 68%에 달하는 규모다. 관광부는 “200명 이상이 하객으로 참석하면서 숙박 및 다양한 서비스 업계에 큰 파급력을 미쳤다”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베네치아 의회에 300만 달러(41억원)의 기부금도 전달했다. 하객 초대장에 “선물은 사양한다. 여러분의 명예를 기리기 위해 기부금을 모금한다”는 글도 적었다.

하지만 들끓는 비판 여론을 모두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최소 500명의 시위대가 베이조스의 결혼식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베이조스는 떠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베네치아의 상징적 공간인 리알토 다리 위에 ‘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조명탄을 쏘아 올리며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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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멸종저항그룹’ 회원인 파올라는 “억만장자들이 와서 도시를 놀이공원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혼식 하객들이 개인 제트기를 타고 도시를 찾은 점에 대해서도 “최악의 오염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베네치아의 시몬 벤투리니 시의원은 “이제 많은 사람이 베네치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할 것”이라며 “도시 결혼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2025-06-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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