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민’ 나치 계열 극우 대표, 오스트리아 총선 다수당 ‘접수’

‘反이민’ 나치 계열 극우 대표, 오스트리아 총선 다수당 ‘접수’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4-09-30 23:37
수정 2024-09-30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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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당 이끄는 헤르베르트 키클

글솜씨 뛰어나 ‘괴벨스’와 비교
反이슬람·反EU… 러 제재 반대
과반 확보 못 해 총리직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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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의 헤르베르트 키클(가운데) 오스트리아 자유당 대표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총선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빈 로이터 연합뉴스
극우 성향의 헤르베르트 키클(가운데) 오스트리아 자유당 대표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총선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빈 로이터 연합뉴스


오스트리아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나치(독일국가사회주의노동자당)계 극우 성향 자유당이 다수당이 됐다.

헤르베르트 키클(56)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29.2%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카를 네함머 총리가 이끄는 중도 보수 성향 국민당은 26.5%로 2위를 기록했다.

자유당은 1950년대 나치 출신 인사가 만든 정당이다. 의원 후보 가운데 일부는 선거 전 나치친위대(SS·슈츠슈타펠) 노래를 불러 논란을 낳았다. 자유당의 선전은 예고된 것이었다. 유럽연합(EU) 전문 매체 유락티브는 지난 2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변 없이 자유당이 오스트리아 원내 1당이 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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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타기 즐기는 키클 대표
암벽 타기 즐기는 키클 대표 산악부대에서 병역을 마친 키클 대표는 암벽 타기를 즐기는 활동가이자 연설 원고 작성자로 이름이 높다.
인스타그램 캡처


유럽에서 헝가리와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에 이어 오스트리아까지 극우 정당이 장악하면서 대륙 전체에 포퓰리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키클 대표는 “모든 정당과 함께 정부를 구성할 준비가 됐다”면서 “우리는 오늘 함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반면 국민당 소속 네함머 총리는 “선거 결과가 씁쓸하지만 우리는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키클은 빈 대학을 졸업하고 자유당 지도자를 위한 스피치라이터(연설 원고 작성자)로 명성을 얻었다. 학창 시절부터 유명했던 그의 글솜씨는 종종 나치의 선전부 장관인 요제프 괴벨스와 비교됐다.

청바지에 흰 셔츠, 운동화를 즐겨 착용하는 키클은 산악부대에서 병역을 마친 덕에 지금도 암벽 타기를 즐긴다.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취임 이후 실용주의 노선을 걸으며 극우 집권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를 씻어 냈지만 키클 대표가 중도 노선을 걸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그는 마지막 유세에서 난민들을 강제 추방하는 ‘재이주’(remigration) 정책을 주장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초에는 ‘요새 오스트리아-폐쇄된 국경-보장된 안보’라는 정치 구호를 내놓기도 했다. 키클 대표는 EU의 우크라이나전쟁 지원과 러시아 제재를 반대한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러시아에 모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스트리아 의회에서 연설하자 반발의 의미로 중간에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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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반이민, 반이슬람, 반EU, 친러시아 성향인 키클 대표가 오스트리아 총리직에 오를 수 있을지 예측 불허다. 단독 내각 구성이 불가능한 현 상황에서 네함머 총리가 속한 국민당은 극우 세력과 연립 내각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도 반EU, 친러 정당의 인물은 승인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2024-10-0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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