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강연서 전쟁목적이 한반도 지배권 쟁탈, 전쟁터는 한반도” 주장
하라 아키라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는 “청일·러일전쟁은 전쟁의 목적과 전쟁터의 위치를 고려할 때 제1차 조선전쟁, 제2차 조선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하라 명예교수는 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에서 ‘청일·러일전쟁과 한반도’를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청일·러일전쟁은 교전국인 청나라와 일본, 러시아만 부각하고 정작 전쟁의 목적이 한반도 지배권 쟁탈이며 전쟁터는 한반도였다는 사실을 간과한 명칭”이라고 강조했다.
청일전쟁은 1894~1895년, 러일전쟁은 1904~1905년 발발했다. 두 전쟁을 계기로 일본은 제국주의 국가 대열에 합류하고 결국 한국을 지배하게 된다. 두 전쟁은 한반도를 차지하고자 청·일, 러·일 간 벌어진 전쟁이므로 침략전쟁을 일으킨 것과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그 명칭을 제1·2차 조선전쟁으로 바로잡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그는 나아가 “흔히 일제 강점기를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6년간이라고 보는데 러일전쟁 직후 일제가 실질적으로 식민지 지배에 들어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40년으로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하라 명예교수는 근대 일본이 전쟁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근대화 이후 제2차 세계대전에 패전한 1945년까지 일본은 5년에 한 번 꼴로 전쟁을 치렀다”면서 “근대 일본의 역사는 전쟁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패전 후 현재까지 자발적으로 전쟁을 일으킨 점이 없다는 점을 미뤄보면 일본은 50년간 전쟁의 시대와 70년간 평화의 시대로 양분된 대조적인 역사를 가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강연은 하라 교수가 최근 저술한 신간 ‘청일·러일전쟁 어떻게 볼 것인가’(살림·김연옥 옮김) 발간에 맞춰 진행됐다.
‘청일·러일전쟁 어떻게 볼 것인가’는 이날 강연에서 하라 명예교수가 지적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일본은 과거에 벌인 전쟁을 직시하고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