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찍혔는데…” 얼굴에 털 수북한 ‘늑대인간’ 아기, 공주된다

“낙인찍혔는데…” 얼굴에 털 수북한 ‘늑대인간’ 아기, 공주된다

윤예림 기자
입력 2023-11-04 11:47
수정 2023-11-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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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인간 증후군’을 가진 미스클리엔(2·왼쪽)의 부모가 말레이시아 왕비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페이스북
‘늑대인간 증후군’을 가진 미스클리엔(2·왼쪽)의 부모가 말레이시아 왕비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페이스북
말레이시아 왕비가 ‘늑대인간 증후군’을 가진 여아를 양녀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압둘라 국왕과 툰쿠 아지자 왕비는 지난 9월 보르네오섬 사바주와 사라왁주 방문 일정 중 우연히 롤랜드(49), 테레사(29) 부부와 딸 미스클리엔(2)을 만났다.

미스클리엔은 2021년 일명 ‘늑대인간 증후군’으로 알려진 선천성 전신다모증(CGH)을 가지고 태어났다.

희소병인 이 질병은 유전적 돌연변이의 일종으로 눈꺼풀, 이마, 코처럼 털이 나지 않아야 할 신체 부위에도 털이 자란다. 미스클리엔은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한 온몸에 털이 많고, 특히 얼굴에 털이 집중돼 있다. 게다가 콧구멍이 없이 태어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

국왕과 왕비는 미스클리엔을 만났던 당시 이들을 격려하고 사진도 찍었다.

왕비는 지난달 10일 롤랜드 부부에게 편지를 보내 미스클리엔을 양녀로 삼기를 바란다며 학비와 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왕비는 “미스클리엔을 돌보고 기르는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연은 테레사가 “대단한 영광”이라며 소셜미디어(SNS)에 해당 편지를 공개해 알려졌다. 테레사는 딸을 향해 “넌 정말 행운아야. 모든 게 잘될 거야”라고 전하기도 했다.

롤랜드 역시 왕비의 편지를 받고 기뻐서 울었다고 한다. 용접공으로 일하는 그는 “우리 아이가 이제 공주가 된 셈”이라며 “미스클리엔을 공주라고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은 미스클리엔의 병으로 사회적 낙인을 경험했지만, 앞으로는 아이가 존중받을 것”이라며 국왕과 왕비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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