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지? 대전 교사 죽인 놈들” 엉뚱한 식당에 ‘가해자 응징’ 별점 테러

“너지? 대전 교사 죽인 놈들” 엉뚱한 식당에 ‘가해자 응징’ 별점 테러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9-13 11:55
수정 2023-09-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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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숨진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한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한 식당 주인의 조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식당은 이번 일과 무관하다”며 증거로 올린 사업자등록증(위)과 가족관계증명서(아래) 일부(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최근 숨진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한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한 식당 주인의 조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식당은 이번 일과 무관하다”며 증거로 올린 사업자등록증(위)과 가족관계증명서(아래) 일부(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최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 ‘악성 민원’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들에 대한 시민들의 ‘사적 제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과 관련 없는 식당이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전 갈빗집은 상관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재 ‘별점 테러’를 받고 있는 식당 주인의 조카라는 글쓴이 A씨는 “○○동 선생님을 힘들게 했던 가해자 중 마지막 한 명으로 지목된 식당은 이번 일과 전혀 무관하다”며 “정말 정말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 한 가정의 생계가 달려 있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어제 삼촌께서 ‘살인자’ 등 욕설과 별점 테러에 너무 놀라시고 많이 상처받으신 상황”이라며 “어제 영업은 일찌감치 접으셨다”고 전했다.

A씨는 그러면서 대전세무서장 직인이 찍힌 등갈비찜 식당 사업자등록증과 식당 주인의 부모, 배우자, 자녀가 모두 나와 있는 가족관계증명서 사진을 올려 증거로 제시했다.

A씨는 “가족관계증명서에 나와 있듯이 두 분의 자녀는 이미 성인이다. 그 둘은 아직 미혼”이라며 “무엇보다 ○○동 근처에 거주한 적이 없다. 사업장이나 거주지가 ○○동이었으면 차라리 덜 억울할까”라고 토로했다.

A씨는 또 “토요일에 선생님 조문 다녀오면서 참 많이 가슴 아팠고 청원에도 동의하고 지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카더라’를 통한 마녀사냥만은 멈춰야 할 것 같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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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의 발인이 거행된 9일 숨진 교사의 운구행렬이 학교에 도착하자 참배객들이 오열하고 있다. 2023.9.9 뉴스1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의 발인이 거행된 9일 숨진 교사의 운구행렬이 학교에 도착하자 참배객들이 오열하고 있다. 2023.9.9 뉴스1
이 글에는 “얼마나 힘들고 절박했을까. 잘못된 정보로 테러는 멈추고 갈비 드시러 가라”, “도둑 열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억울함이 생겨선 안 된다”, “보배드림 (이용자들)도 (마녀사냥에) 한몫했다. 반성하고 사과하길” 등 자성의 댓글이 달렸다.

같은 날 식당 주인의 딸 B씨도 해당 식당 온라인 후기란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B씨는 “전 대학원생, (사장의) 아들은 군대 갔다. 사건이 일어난 배경은 정말 안타깝지만 저희는 그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B씨는 또 “별점 테러 적당히 하라. 법적 대응한다. 한 사람의 인생 망치고 싶나. 모든 맘카페들이 없어지길 원한다”며 분노했다.

이후 온라인 후기란에는 ‘별점 5점(만점)’과 함께 “제대로 알아 보지 않고 하는 허위 별점 테러는 잘못된 행동이다”, “별점 복원하러 왔다”, “허위유포자는 석고대죄하라” 등 응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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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가운데 8일 재직했던 대전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고인을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 2023.9.8 뉴스1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가운데 8일 재직했던 대전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고인을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 2023.9.8 뉴스1
다만 일부 네티즌은 “잘못 알려져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그에 대한 해명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모든 맘카페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자꾸 생각났음” 등 억울한 피해를 입은 식당 사장의 딸을 비난했다.

이에 또 다른 네티즌은 “헛소문에 피해보신 분들인데 맘카페에 대해 안 좋은 소리 좀 했다고 불편하신 분들은 본인들부터 딱 진상 마인드라는 걸 아셨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응원 댓글들이 별점을 ‘복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앞선 후기에는 “인생에 매운맛 좀 보시라”, “대대손손 업보”, “야 너지? 대전 교사 죽인 놈들”, “장사 접으셔야겠다” 등 악성 후기들이 ‘별점 1점(최하점)’과 함께 남이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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