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인류 최초로 달 남극 갔다… 가속도 붙은 우주 영토전쟁

인도, 인류 최초로 달 남극 갔다… 가속도 붙은 우주 영토전쟁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8-24 02:25
수정 2023-08-24 02:25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얼음 있어 식민지 최적 후보 꼽혀
광물 채굴·화성 전진기지도 가능
2019년 실패 딛고 재도전 끝 성공
미·소·중 이어 세계 네 번째 달에

이미지 확대
역사적 순간… “성공했다” 환호
역사적 순간… “성공했다” 환호 취재진이 23일 인도 무인 달 착륙선 비크람이 달에 착륙하는 장면을 찍고 있다.
벵갈루루 AP 연합뉴스
인도가 23일 역사적인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찬드라얀 3호의 무인 착륙선 비크람이 이날 밤 9시 15분(한국시간) 달 상공 25㎞ 지점에서 하강을 시작, 9시 34분쯤 무사히 달 남극 근처에 안착했다고 발표했다. 발사센터의 모든 이들이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화상으로 연결해 달 탐사선 계획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제 인도도 달에 있다”고 감격했다.

인도는 미국과 옛소련, 중국에 이어 네 번째 달에 착륙한 나라가 됐다. 앞선 세 나라가 모두 달의 적도 근처에 내린 반면 인도는 처음으로 달의 남극에 내렸다. 달 착륙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빠른 속도로 궤도를 돌던 탐사선 본체에서 분리된 착륙선이 속도를 늦추며 달 표면에 내려서야 하는데 뚝 떨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2019년 찬드라얀 2호와 사흘 전 러시아 루나 25호도 달 남극을 향해 하강하다 속도 조절에 실패, 달 표면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착륙선 이름 비크람은 ISRO 창립자 비크람 사라바이의 이름에서 따왔다. 배꼽에 무게 26㎏의 로버를 달고 있는데 이름 하여 프라갸안, 산스크리트어로 지혜를 의미한다. 바퀴가 여섯 개 달린 로버가 달 남극 표면을 돌아다니며 광물 자원 탐사 등을 수행하게 된다.
이미지 확대
역사적 순간… “성공했다” 환호
역사적 순간… “성공했다” 환호 23일 인도인들이 러시아가 사흘 전에 실패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하자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의 사진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뭄바이 AP 연합뉴스
인도가 인류의 발이 닿지 않은 달 탐사에 나선 것은 과학과 탐사의 새 장을 열었지만 국가 자부심의 정치, ‘돈싸움’에서도 의미하는 바가 작지 않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달 남극에 앞다퉈 나서는 모습은 1960년대 미국과 당시 소련의 우주 경쟁을 연상케 한다. 이곳은 얼음이 있어 식민지 최적 후보로 꼽힌다. 광물 채굴도 가능하며, 화성으로 가는 전진기지로도 이용할 수 있다.

모디 인도 정부는 우주 발사 사업을 민영화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개방, 10년 안에 글로벌 발사 시장의 비중을 다섯 배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성공하면 가성비가 뛰어난 우주산업이란 명성을 인도에 가져다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ISRO는 이번 임무에 7400만 달러(약 989억원)밖에 지출하지 않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25년까지 아르테미스 계획에 930억 달러(124조원)를 쏟아붓는 것에 견줘 푼돈이다. 반면 러시아는 서구의 제재 속에도 달 탐사에 의욕을 불태웠다. 루나25 계획에 얼마나 지출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임무 실패로 후속 계획에 돈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우주전문가 겸 작가 바딤 루카셰비치는 “우주 탐사에 대한 지출이 체계적으로 매년 줄어들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전쟁 비용이 러시아 재정 지출의 최우선일 것이기 때문에 후속 탐사 계획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2019년 달에 처음 당도한 뒤 더 많은 임무를 목표로 세웠다. 우주연구 기업 유로컨설트는 중국이 지난해 지출한 우주 비용을 120억 달러(16조원)로 추산했다. 일본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도 올해 달 착륙 시도에 성공하지 못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2023-08-24 16면
많이 본 뉴스
영화관 티켓값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영화관 티켓 가격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배우 최민식씨가 한 방송에서 “가격 좀 내려라. 갑자기 그렇게 올리면 나라도 안 간다”고 발언하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반면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영화관 사업은 땅 파서 하나”라고 반박했습니다. 주말 1만 5000원 가량인 영화관 티켓값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비싸다
적당하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