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들, 러 정규군 납치해 고문·성폭행”…전직 사령관 폭로

“러 용병들, 러 정규군 납치해 고문·성폭행”…전직 사령관 폭로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3-06-11 10:33
수정 2023-06-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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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용병 vs 정규군’ 갈등 악화
러 사령관, 바그너 그룹 차량에 총 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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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제72 기동소총여단 전직 사령관 ‘로만 베네피틴’와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프리고진 텔레그램
러시아 제72 기동소총여단 전직 사령관 ‘로만 베네피틴’와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프리고진 텔레그램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정규군을 납치하고 고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의혹은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정규군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1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자신을 러시아 제72 기동소총여단 전직 사령관이라고 밝힌 로만 베네비틴은 최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영상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베네비틴은 앞서 지난주 바그너그룹 차량에 총을 쏴 바그너그룹에 체포됐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바그너에 대한 개인적 적대감 때문에 술에 취해 바그너 차량에 발포했다”며 자신의 행동을 인정했다.

이번 영상에서 그는 “나, 내 여단과 바그너의 긴장은 우리가 바흐무트 방향으로 이동한 첫날 시작됐다”면서 “이는 (바그너가) 안하무인으로 행동하고 우리를 죽이겠다고 끊임없이 위협하며 자극했을 뿐 아니라 특정 행동에도 나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이끌었던 병사들이 바그너에 의해 조직적으로 납치돼 학대당했으며, 성폭력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바그너가 T-80 전자 2대와 기관총 4자루, 트럭 1대와 기갑전투차량 1대를 훔쳤다고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베네비틴의 주장에 대해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 바그너 수장, 군 당국과 신경전바그너 그룹과 러 정규군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부터 바흐무트 공세를 이끌어왔으나, 프리고진은 수시로 군부를 공개 비난해왔다. 그는 탄약을 비롯한 러시아군의 지원 부족을 문제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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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3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바흐무트를 사실상 포위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퇴각을 촉구하고 있다. 2023.3.3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3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바흐무트를 사실상 포위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퇴각을 촉구하고 있다. 2023.3.3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가 특수부대와 공수부대를 바흐무트에 투입하는 등 작전을 지원해 바흐무트의 80%가량을 점령했을 때도, 프리고진은 계속해 “탄약 보급을 받지 못해 병사들이 무의미하게 목숨을 잃고 있다”며 국방부를 비난했다.

또 같은 달 20일 바그너그룹은 바흐무트 점령을 최종 선언한 뒤 부대를 후방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그 와중에 프리고진은 성명을 내고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조사위원회와 검찰청에 보냈다”며 군 당국의 신경을 건드렸다.

프리고진은 지난달에는 푸틴 대통령의 또다른 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를 겨냥해 ‘인간 말종’, ‘지옥에서 불탈 것’ 등의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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