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공포 호소하는 20학번
비대면 3년 캠퍼스 생활 못 누려
선후배 교류 단절… 정보 부족
각자도생 내몰려 ‘강제 휴학’
“학교·기업이 맞춤 정보 제공을”
올해 4학년이 된 육예은(22·경희대 한국어학과)씨는 13일 신입생 때보다 올해 대면 개강을 앞두고 걱정이 더 컸다고 말했다. 육씨는 “지금까지 대학 생활은 ‘혼자’, ‘알아서’가 중요한 개인플레이였는데 갑자기 대면으로 전환되고 이대로 4학년이 된다는 게 무서웠다”며 “집에서 비대면 수업을 듣을 땐 제가 지금 몇 학년인지 실감이 안났는데 대면 개강을 한 뒤에야 ‘취업 준비를 해야겠다’는 실감이 들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대면 수업이 재개된 지난해 처음으로 졸업한 선배의 강연을 듣고 진로를 정했다는 20학번 이모(23·명지대 법학과)씨도 올해 휴학을 결정했다. 이씨는 “비대면 시기에는 제 적성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있는 졸업생 선배와의 만남, 교수 면담 등의 기회 자체가 없었다”며 “올해부터는 진로 특강 등 많은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졸업을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휴학을 한 정바다(22·고려대 자유전공학부)씨는 “2학년 때 수업을 들으면서 회계사라는 직업을 꿈꾸게 됐지만 그 이후 선배나 교수님께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다”며 “대학생 커뮤니티 등 온라인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아봤는데 궁금한 점이 있어도 즉각 답변을 찾을 수 없다 보니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한 채 그냥 준비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2021년 대학에 입학한 또 다른 코로나 학번도 걱정이 크긴 마찬가지다. 21학번 백혜진(21·숙명여대 미디어학과)씨는 “과거에는 현직에 있는 선배들이 회사의 단기 아르바이트(알바)를 제안하거나 교수님이 전공 관련 인턴십 자리를 하나씩 ‘물려주는’ 느낌으로 연결해줬다고 들었다”며 “다들 3학년이 되니 자격증을 따거나 알바를 구하겠다고 ‘각자도생’을 위해 휴학하는 동기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졸업을 앞둔 코로나 학번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수 사회에서도 ‘코로나 학번’의 취업과 사회 활동에 우려를 많이 한다”면서 “코로나 학번의 가장 큰 불안은 ‘정보 부족’이어서 교내 취업센터, 동문 네트워크, 기업 직무 교육 등을 활성화해 학교와 기업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취업 정보를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2023-03-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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