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오는 2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교도 연합뉴스/우크라 대통령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오는 2월 우크라이나 방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확한 방문 시점은 전황을 지켜본 뒤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6일 기시다 총리와의 전화통화 때 우크라이나 방문을 적극 요청한 바 있다.
두 정상의 만남이 성사되면 기시다 총리는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주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할 걸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또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공동성명도 발표할 걸로 관측된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G7(주요 7개국)은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를 주도했다. 인도와 중국 등 러시아의 우호국이 회원국으로 포함된 G20(주요 20개국)과 달리 G7은 단일대오를 형성해 러시아를 맹비난하는 한편, 우크라이나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보로디안카 마을을 깜짝 방문했다. 2023.1.22 로이터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초청에 따라 키이우를 재차 방문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2023.1.22 우크라 대통령실/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경호 문제로 직접 키이우를 가진 않았으나,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 정상급 인사들을 잇따라 우크라이나로 보내 연대 의지를 피력했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22일 키이우를 재차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G7 회원국 중 유일하게 일본 정상만 우크라이나를 찾지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그간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던 일본은 올해 G7 의장국을 맡으면서 우크라이나행을 결정했다. G7 의장국으로서 기시다 총리가 직접 키이우로 가 존재감을 과시할 필요를 느낀 걸로 풀이된다.
올해 G7(주요 7개국) 의장국으로서 유럽과 북미를 순방한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4 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가 선명해진 가운데, 일본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한국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6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개인적 결단’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실질적 교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표 편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은 걸로 알려졌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준석 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양자 협력에 대한 모든 의제가 이번 방문에서 논의될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도 우크라이나 당국에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표에게) 특별히 어떤 메시지를 보냈다고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7일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을 게시했지만 만남이 이뤄진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2022.6.7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이준석(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 이르핀의 파괴된 주택가를 살펴보고 있다. 올렉시 쿨레바 우크라이나 키이우 주지사는 “국민의힘 대표단이 키이우 인근 부차 지역의 고문당한 민간인들 매장지를 방문하고 이르핀에서 파괴된 주택가를 둘러봤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올렉시 쿨레바 우크라이나 키이우 주지사 페이스북 캡처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