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쏟아진 좁은 내리막길… ‘11명 압사’ 상주운동장 ‘악몽의 길’

인파 쏟아진 좁은 내리막길… ‘11명 압사’ 상주운동장 ‘악몽의 길’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22-10-30 18:10
수정 2022-10-3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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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국내 참사 과거의 기록

1959년 부산 시민잔치 67명 ‘최대’
초등교· 美밴드 공연 등서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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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지난 29일 밤 발생한 압사 참사는 국내 유사 사고 가운데 역대 최다 인명 피해를 낸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참사에서도 내리막길이나 계단에 인파가 몰리며 대형 사상 사고로 이어진 일이 많았다.

행정안전부가 2017년 발표한 ‘국내외 다중밀집사고 발생 현황’과 한국재난정보학회 논문집에 2011년 실린 ‘군중집회 시의 인명 피해 및 군중눌림 현상의 고찰’에 따르면 1959년 7월 부산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시민 위안 잔치 도중 압사 사고가 발생해 67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쳤다. 관중 3만여명이 소나기를 피하려고 좁은 출입구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참사가 일어났다.

1960년 1월 서울역에서는 설날 이틀 전 목포행 야간 완행열차 티켓을 구매하고자 귀성객이 일제히 몰리면서 31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쳤다. 1974년 9월 용산역에서도 추석 귀성열차를 타려는 승객이 계단을 내려가다 다른 승객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연쇄적으로 사고가 발생해 4명의 사망자와 39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1965년 10월 광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는 입장권이 4만여장 발행됐지만 수용 인원이 2만명으로 제한돼 입장권을 소지한 사람들이 일제히 항의하면서 압사 사고가 일어나 12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초등학교에서도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1980년 2월 부산 용호초에서 개학 첫날 한 학생이 조회에 참석하려고 계단을 내려오다 넘어지면서 5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국 밴드 뉴키즈 온 더 블록의 내한 공연이 열린 1992년 2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관객 1만 5000여명이 인기곡 순서가 되자 무대 쪽으로 몰려나오다가 맨 앞줄 관객이 넘어지면서 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대구MBC 주최 ‘별이 빛나는 밤에’ 공연이 열린 1996년 12월 대구 두류공원에서도 관객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다 앞의 관중을 덮치면서 사망자 3명과 부상자 4명의 피해가 발생했다.

2000년 12월 31일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 새해맞이 타종 행사에서 6만여명의 시민이 몰린 가운데 5세 남자 아이가 인파에 깔려 숨지고 9명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었다.

2005년 10월 경북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MBC 가요콘서트에서도 압사 사고가 났다. 상주 자전거 축제 부대행사로 열린 MBC 가요콘서트 공연장에 관객 1만여명이 한꺼번에 출입문으로 몰리면서 밀려 넘어져 11명이 숨지고 162명이 다쳤다.

2014년 10월 경기 성남 판교 야외공연장에서는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공연 도중 환풍구가 붕괴돼 환풍구 덮개 위에 있던 관객들이 약 20m 아래로 추락하면서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부실 시공된 환풍구가 덮개 위에 있던 관객 27명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던 탓이다.

2022-10-3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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