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한류팬 집중 조명
전 세계 인기 ‘이태원 클라쓰’ 배경일본 누리꾼 “사랑하던 드라마가
참사로 기억에 남게 돼 괴로워”
오열하는 외국인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뒤 3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외국인들이 신원을 확인한 후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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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현장에서 몸서리치는 경험을 한 일본인 한류팬은 트위터에 ‘이태원 클라쓰 촬영지가 보고 싶었고 핼러윈이기도 해 내친김에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죽음을 느꼈다’며 ‘압박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압박받았고 질식하는 줄 알았을 정도로 너무 무서웠다. 살아서 정말 다행이다. 이벤트가 트라우마가 됐다’고 적었다.
사상자들이 이송된 곳 중 하나인 용산구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한 시민이 휴대전화에 저장된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증을 들고 신원 확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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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은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이태원 클라쓰’를 언급하면서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일간 요미우리신문은 30일 1면 머리기사로 참사 소식을 전하며 “(참사) 현장은 인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무대가 된 관광 명소이자 일본인에게도 인기 있는 거리였다”면서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완화하면서 많은 관광객이 현장에 있었던 것 같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현장을 목격한 일본인 인터뷰 기사를 인터넷판에 게재했는데 이 20대 여성은 “갑자기 너무 겁이 나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끔찍한 순간을 돌아봤다.
NHK 방송도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군집 눈사태’다. 도무지 꼼짝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밀집했을 때 어떤 계기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무너지듯 쓰러지고 겹치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면서 이번 사고를 보도했다. 이 방송은 “근처에 미군 기지가 있어 (서울에서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었고 골목마다 식당과 클럽 등이 들어서 있다”며 “핼러윈을 맞아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들었다”고 대형 참사가 빚어진 배경을 살폈다.
이번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옆 좁은 골목은 ‘이태원 클라쓰’ 2화에 나온다. 핼러윈 데이를 맞아 분장을 한 사람들이 즐비한 곳에서 주인공 박새로이가 고등학교 시절 친구인 오수아를 만나는 장면이다. 이태원처럼 도쿄 시부야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매년 비슷한 핼러윈 축제가 열리고 대규모 인파가 몰린다. 이 때문에 일본 누리꾼 사이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시부야에 가지 말자고 호소하는 이도 있다.
2022-10-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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