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봉하마을서 “대통령 밀어주자… 그게 시민의 힘”(종합)

김제동, 봉하마을서 “대통령 밀어주자… 그게 시민의 힘”(종합)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9-01 15:11
수정 2022-09-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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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봉하음악회 출연… 토크콘서트
“대통령 바뀌어도 대한민국 주인은 국민”
10대 투표권 등 얘기하며 “혁명 꿈꾼다”
“요즘 20만원짜리 강연 다녀” 근황 전해
권양숙·정세균 등 참석… 관중 7000명

방송인 김제동이 지난달 27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제13회 봉하음악회에 출연해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방송인 김제동이 지난달 27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제13회 봉하음악회에 출연해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방송인 김제동이 최근 ‘봉하음악회’에 출연해 “누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든 밀어줄 땐 확실하게 밀어주고 입장이 바뀌었을 때는 좀 도와주자”고 말했다.

김제동은 지난달 27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잔디동산 특설무대에서 개최된 제13회 봉하음악회에 출연해 이렇게 말하며 “그렇게 해서 나중에 또 (대통령이) 바뀌게 되더라도 대한민국의 주인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제동의 이런 발언은 ‘헌법 정신’을 해석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그는 “(헌법 정신은) 한마디로 얘기하면 ‘우리(국민)가 진리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권력대행이라 하지 않고 권한대행이라고 한다. 왜냐면 권한은 여러분께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제동은 10대 투표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던 중 반농담으로 “사실 제 마음 같으면 태어나자마자 투표권을 줬으면 좋겠다. 정치인들이 얼마나 겁나겠냐. 진정한 의미의 부동층”이라고 한 뒤 “그러면 우리 사회의 좌우 대결도 이렇게까지 심각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저런 대통령이 뽑힐 수 있어’라고 하면 ‘이번에 신생아들이 많이 찍었대’(라고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방송인 김제동이 지난달 27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제13회 봉하음악회에 출연해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방송인 김제동이 지난달 27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제13회 봉하음악회에 출연해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그는 “여러분,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우리가 맨날 갈라져 싸워야 하냐. 그래서 우리가 임진왜란을 맞았고, 그래서 우리 조국이 분단됐다”며 “감정은 이해가 돼도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간에, 되고 나면 우리 모두가 믿어줄 준비가 돼 있고 잘만 하면 서로 손잡고 갈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보여주자”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걸 보여주는 것이 저는 진짜 시민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제동은 이날 약 50분간 진행한 토크콘서트를 위해 무대에 올라오면서 청중들의 환호가 쏟아지자 “여기서 제 이름 연호하고 그러면 신문에 ‘정치집회’라고 나간다. 하지 말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제동은 토크콘서트를 시작하면서 “저는 우리가 사는 곳에 혁명을 꿈꾼다. 혁명 얘기하면 벌써 겁나지.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혁명은 높은 데 있는 것들을 끌어내리는 게 아니고 낮다고 여겨져 왔던 사람들의 위치를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저는 그 일을 해놓고 이 세상을 떠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밝힌 주제처럼 10대 투표권을 비롯해 아이들, 저학력자, 전업주부 등의 지위가 격상돼야 한다는 얘기 등으로 토크콘서트를 이끌어갔다.

제13회 봉하음악회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가운데) 여사와 정세균(오른쪽)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시민 7000여명이 참석했다.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제13회 봉하음악회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가운데) 여사와 정세균(오른쪽)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시민 7000여명이 참석했다.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3년 전 ‘고액 강연료’ 논란으로 방송에서 하차한 뒤 공개 활동을 자제해 온 그는 이날 근황을 들려주기도 했다. 김제동은 “제가 요즘 중고등학교 다니면서 무료강연들을 하고 있다. 아니, 무료강연은 아니다. 18만원에서 20만원 정도 준다”고 전했다. ‘무료강연’ 발언은 교통비 등을 제하면 남는 것은 크게 없어 영리 목적의 강연은 아니라는 뜻으로 추측된다.

김제동은 “얼마 전에 (인근 지역인) 양산에서도 섭외가 들어와서 오려고 했는데 막판에 교장 선생님께서 ‘정치 얘기 하면 안 된다’고 해서”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토크콘서트 중 헌법 관련 얘기를 한 김제동은 “내가 살면서 무슨 정치 얘기를 했나. 오늘 제가 한 얘기 중에 정치적인 얘기 있느냐”며 “대한민국 헌법은 좌우 모두가 함께 합심해서 만든 것이다. 그 헌법 얘기하자는 거다”라고 말하며 정치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손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다시 한번 했다.

한편 이날 음악회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77번째 생일을 기념하고 시민들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외에도 가수 알리, 육중완밴드, 정태춘, 박은옥 등의 공연도 2시간가량 펼쳐졌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차성수 깨어있는시민문화체험전시관장, 김두관·김정호 의원 등을 비롯해 경찰 추산 7000여명의 시민이 행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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