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버려진 동물의 마음을 읽다
반려인 1330만 시대
10년간 안락사당한
유기동물 22만 마리
한 해 거리 떠도는
개·고양이 11만 마리
‘팬데믹 퍼피’ 우려도
그들은 사람들에게
진짜 가족이었을까
애완의 도구였을까
마지막 눈맞춤일까.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네 살배기 몰티즈가 지난달 24일 동물 보호소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수의사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다. 이 강아지는 늦은 밤 하천 옆 산책로에서 추위에 떨다가 발견됐다. 보호소 입소 후 일주일이 넘도록 네 발과 꼬리를 펴지 않았다. 박윤슬 기자
국내 반려인구 1330만명(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기준) 시대다. 국민 10명 중 3명꼴로 개와 고양이를 키운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일은 생명의 이야기여야 한다. 한 생명의 생애를 온전히 품어야 하는 무겁고 깊은 의무의 의미여야 한다. 하지만 통계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해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고 떠도는 국내의 반려동물은 11만 마리. 더워지는 6~8월이면 집중적으로 버려진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야기들은 올여름 더 많아질 듯하다. ‘팬데
믹 퍼피’(사회적 거리두기 때 분양·입양된 강아지)들이 위기의 시간을 무사히 건너야 한다.
우리에게 이 아이들은 가족일까. 애완의 도구일까. 서울신문은 이 물음에 답하는 특별 기획 ‘2022 유기동물 리포트: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를 오늘부터 5회에 걸쳐 연재한다. 국내 반려동물 유기·학대 실태를 신랄하게 목격하고, 그 해법을 고민할 것이다. 반려동물 보호자와 동물권·구조·입양 단체 관계자, 동물 훈련사, 펫숍 등 전·현직 관계자, 수의사, 공무원, 학자, 정치인 등 지난 3개월간 모두 200여명을 만났다.
누군가의 가족이었다가 차가운 이방인으로 떠도는 생명들. 다 아는 척했지만 아무것도 몰랐고, 외면하고 싶지만 눈감으면 안 되는 이야기. 그 뜨겁고 아프고 불편한 이야기를 이제는 꺼내야 한다.
스토리콘텐츠랩은 이야기가 있는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숍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2022-06-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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