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출고 중단…9월 재개
캘리포니아 가뭄으로 고추 수급난
핫소스 애호가들 SNS서 장탄식
매운맛의 전설(Spicy legend)이라고 불리는 데이비드 트란 후이퐁 식품 창업주. 베트남 난민 출신으로 198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스리라차 소스를 개발해 출시했다. 2022.6.9
트위터 캡처(@TrungTPhan)
트위터 캡처(@TrungTPhan)
미국 후이퐁 식품은 대표 제품인 스리라차 핫칠리 소스, 칠리 갈릭, 삼발 올렉 등 제품 3종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 보도했다.
후이퐁 식품은 지난 4월 19일 고객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통해 기상 여건 악화로 주재료인 고추의 품질에 문제가 생겨 심각한 수급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후이퐁 식품이 지난 4월 고객들에게 보낸 생산 중단 안내 이메일. 기상 악화로 주재료인 고추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9월까지 생산을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이메일은 6월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다. 2022.6.9
SNS 캡처
SNS 캡처
소셜미디어(SNS)에는 스리라차 소스 애호가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올해 최악의 뉴스다”, “좋은 날들이 끝났다”, “안돼” 등의 댓글이 게시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진열대가 텅 비기 전에 스리라차 소스를 사재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리라차 소스 생산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트위터리안은 스리라차가 부족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장면이라며 슈퍼마켓 카트에 소스 여러 병을 담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2022.6.9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후이퐁 식품 홈페이지에 따르면 트란은 미국에서 쌀국수에 넣을 매운 소스를 찾다가 동양풍의 핫소스를 개발하게 됐다. 회사 이름인 후이퐁은 베트남을 떠날 때 타고온 파나마 화물선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스리라차 소스의 상징인 수탉은 트란이 1945년생 닭띠인 점에 착안했다.
1983년 첫 출시된 스리라차 소스는 할라피뇨 고추와 식초, 마늘, 소금, 설탕을 배합해 만들었다. 깔끔한 매운 맛으로 입 소문을 타면서 광고 한 번 없이 타바스코 소스와 어깨를 견주는 대표적인 핫소스 반열에 올랐다. 후이퐁 식품은 1986년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스리라차 소스 대량 생산을 시작했고 2010년 캘리포니아 어윈데일에 6만여㎡ 크기 제조시설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연간 최대 2000만병의 소스가 생산된다. 5개의 올림픽 규격 수영장(길이 50m, 폭 21m, 깊이 1.98m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스리라차 소스를 올린 쌀국수
픽사베이
하지만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 서부가 3년째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고추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남부 캘리포니아 저수지 수량이 크게 줄어 물 공급량이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 LA시는 야외 물 사용을 주 2회, 스프링클러 가동을 8분으로 제한하는 급수 제한 조치까지 도입했다.
스리라차 소스 생산 공장
후이퐁 식품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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