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용맹의 상징 호랑이의 해
맹수지만 민화에서는 친숙한 동물
조선시대 호랑이 사냥 ‘착호군’ 운영
일제강점기 해수 구제 명분 씨 말려
유전체 분석결과 호랑이 아종 6종
독일 라이프치히 동물원에 있는 시베리아 호랑이의 모습.백두산호랑이, 한국호랑이, 아무르호랑이로 불리는 시베리아 호랑이는 호랑이 아종 중에서 가장 몸집이 크다.
위키피디아 제공
위키피디아 제공
2022년은 일부에선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부른다. 검은 호랑이는 벵갈 호랑이의 유전적 변이로 태어난 돌연변이로 전 세계에 몇 마리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언스 제공
조선왕조실록에는 호랑이가 창경궁 뒤편 숲에서 새끼를 낳았다는 기록이 등장할 정도다. 영국,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한국 공동연구팀은 “1870~1900년 조선을 여행했거나 거주했던 서구인의 책과 현장노트, 편지, 일기 등을 분석한 결과 한양 도성 안에서 표범을 직간접으로 목격했다는 기록 12건을 찾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생명과학 국제학술지 ‘최신 보전과학’ 11월호에 발표한 바 있다. 조선시대엔 ‘착호군’이라는 이름으로 호랑이 사냥을 전담하는 일종의 특수부대까지 운영했을 정도로 호랑이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해수(害獸·해로운 짐승)구제사업은 이 땅에서 호랑이 씨를 말리는 데 결정타가 됐다.
2015년 독일, 영국, 덴마크 과학자들은 호랑이 2000마리 두개골과 100마리의 호랑이 가죽 색상, 줄무늬, 생태학적 특성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 지구상에 있는 호랑이는 순다 호랑이, 대륙 호랑이 2종으로만 구분된다는 연구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발표했다. 그렇지만 2018년 미국 야생동물보전협회, 중국 베이징대 중심의 국제공동연구팀은 호랑이 32마리 유전체 전체를 비교분석해 호랑이 아종은 2종이 아닌 6종이라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었다. 실제로 많은 학자들은 호랑이 아종을 6종으로 보고 있다. 호랑이가 몇 종인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종을 정확히 알아야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맞춤 전략을 세울 수 있다.
1915년 영국에서 출판된 ‘아시아와 북미에서의 수렵’이라는 책에 실린 1903년 무렵 전남 진도에서 찍힌 호랑이 포획 사진.
한국범보전기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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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화나 옛날 이야기 속에서 호랑이는 어리석거나 귀여운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범보전기금 제공
한국범보전기금 제공
소리에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를 가진 것이 있는가 하면 파장이 너무 길거나 짧아 들을 수 없는 소리도 있다. 가청 주파수는 20~2만㎐(헤르츠)이고 2만㎐가 넘는 소리는 초음파, 20㎐ 미만은 초저주파이다. 초저주파를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동물들도 있지만, 호랑이는 초저주파로 먹잇감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동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호랑이는 가청주파수의 포효를 내기도 하지만 들을 수 없는 초저주파 소리를 내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호랑이가 내는 17~18㎐의 초저주파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실험을 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이 ‘으스스한 느낌’을 받고 순간적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한다. 이는 초저주파가 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21-12-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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