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눈만 살려달라”… 염산테러 피해 공무원 아내 편지

“남편 눈만 살려달라”… 염산테러 피해 공무원 아내 편지

입력 2021-11-19 17:38
업데이트 2021-11-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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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전 9시쯤 경북 포항시청 대중교통과에서 개인택시 감차 사업에 불만을 품은 60대 A씨가 공무원에게 뿌린 염산. 뉴스1
지난달 29일 오전 9시쯤 경북 포항시청 대중교통과에서 개인택시 감차 사업에 불만을 품은 60대 A씨가 공무원에게 뿌린 염산. 뉴스1
“눈만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민원인으로부터 염산 테러를 당해 입원 중인 경북 포항시 공무원의 부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에 테러 피해자 공무원 A씨 부인의 심정을 전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A씨와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동료 직원이 A씨 부인 부탁을 받아 대신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은 “청천벽력이란 단어로는 부족한 그날 남편의 사고 소식, 오로지 눈만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로 시작한다.

A씨 부인은 “집보다 직장이 소중했고 가족보다 직원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라며 “사고가 일어나고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원망의 대상이었고 남편은 그저 직무에 충실한 공무원이었을 뿐이다”고 했다.

그는 “며칠을 정신없이 병원에서 보내다 보니 죽을 것 같고 죽일 것 같았던 분노는 어느 정도 사그라들고 그래도 고마웠던 분들이 생각난다”며 “사고 직후 초기대응을 잘해준 직원, 소리 없이 많은 것을 도와주는 동료, 응급실로 한달음에 달려온 시장 등이다”고 밝혔다. 이어 “응원해주는 분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씩씩하고 담담하게 치료에 임할 것”이라며 “좋아하는 일을 신나게 마음껏 다시 날개 달고 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꿈꾼다”고 맺었다.

A씨는 지난달 29일 업무에 불만을 품은 한 60대 민원인이 뿌린 염산을 뒤집어쓰는 바람에 눈 등에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혐의로 민원인을 구속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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