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환 LG전자 사무직 노조위원장 인터뷰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LG전자 강남 R&D센터 인근의 한 모임공간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왜 MZ세대가 주축이 된 노조가 탄생하게 됐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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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LG전자 강남 R&D센터 인근에서 만난 유준환(30)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 위원장은 여태까지 우리가 겪어왔던 노조위원장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다.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에 속하는 91년생이고 입사한 지 이제 만으로 3년이 됐다고 한다. 말끔한 대기업 사회초년생으로만 보여 실례를 무릅쓰고 질문했다. LG전자에는 기존 노조도 있고, 대기업이라 상대적으로 처우도 좋은데 굳이 왜 총대를 메고 별도의 노조를 만들었느냐고.
“배부른 소리라고도 하지만 회사가 막대한 이익을 내면 그 돈을 쌓아 놓을 게 아니라 고생한 직원들과도 더 많이 나눠야죠. 노동자들이 바보 취급을 받으니깐 누군가는 나서야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LG전자 강남 R&D센터 인근의 한 모임공간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왜 MZ세대가 주축이 된 노조가 탄생하게 됐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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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위원장은 “대학 때 학생회 활동조차 해 본 적이 없지만 당시 팀장이 용기를 내는 것을 보고 느낀 게 많았다”면서 “나는 당장 짤리더라도 부양할 자녀나 가정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이왕 할 거면 내가 하자’며 시작했다”고 말했다.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집행부가 모두 30대다. MZ세대답게 직장인들의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 ‘잔다르크’란 아이디로 사무직 노조 결성을 위한 의견을 물은 뒤 구글 설문 플랫폼을 통해 가입 수요를 조사하는 등 온라인을 적극 이용했다. 그렇게 지난 2월 사무직 노조가 탄생했고 현재 가입자는 전체(2만 7000여명)의 13% 수준인 3500여명이다.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LG전자 강남 R&D센터 인근의 한 모임공간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왜 MZ세대가 주축이 된 노조가 탄생하게 됐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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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일을 당하면 이것을 참지 않고 블라인드나 카카오톡으로 퍼트리고,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는 등 MZ세대가 주로 이렇다고들 하는데 요즘은 나이 구분 없이 점점 더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모두를 MZ세대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모두 회사다니며 힘든 것들이 있잖아요. 이제는 불합리합리한 것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세대가 됐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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