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짜리 진돗개 “잘 키우겠다”며 잡아먹은 70대

한 살짜리 진돗개 “잘 키우겠다”며 잡아먹은 70대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4-23 18:41
수정 2021-04-23 18:4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약속 믿고 입양 보낸 견주 고통…
입양 하루 전 도살업자에게 의뢰
항소한 70대에 재판부 실형 선고

진돗개
진돗개 123RF
한 살짜리 진돗개 새끼와 어미를 잘 키우겠다며 약속한 뒤 곧바로 도살한 7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 김형철)는 사기 및 동물보호법 위반 교사 혐의로 기소된 A(75)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여전히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피고인에 대한 1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한 걸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5월17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건축자재 보관소에서 견주 B씨로부터 “도살해 잡아먹지 않고 잘 키우겠다”고 약속한 뒤 1~3살짜리 진돗개 모녀 2마리를 가로챈 혐의 등을 받았다. A씨는 해당 진돗개들을 입양한지 1시간만에 도살장 업주 C(65)씨에게 도살을 의뢰했다.

A씨는 입양 하루 전 이미 친구 D(76)씨로부터 10만원을 받고 진돗개를 넘겨주기로 약속했다. 이후 이들은 개를 도살해 보신용으로 잡아먹기로 계획했다. A씨와 D씨의 의뢰를 받은 C씨는 주변에 다른 개들도 있는 곳에서 진돗개들을 도살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 피해자인 B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입양 보낸 지 2시간도 안 돼 도살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고, 6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청원에 동의했다.

B씨는 “정말 잘 키우셔야 한다고 하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켜 (진돗개 2마리를) 믿고 보냈다. 아이들(해당 진돗개들) 잘못된 거 알고 그 충격에 몸 편찮으신 저희 아버지는 쓰러지셨다. 나 또한 같은 시간을 버티고 있다. 더는 피해 견(犬)이 나오지 않도록 동물보호법을 강화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애도기간 중 연예인들의 SNS 활동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사망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해당기간에 자신의 SNS에 근황사진 등을 올린 일부 연예인들이 애도기간에 맞지 않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애도기간에 이런 행동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고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