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발생 후 시민 738명 사망
미얀마 공동묘역 추모비
트위터 캡처
20일 미얀마나우와 SNS 게시물에 따르면 전날 오전 바고의 신퓨킨(Sinphyukin) 공동묘지에 군인들을 태운 트럭 3대가 도착하더니 묘소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9일 군경은 바고의 반 쿠데타 시위대를 향해 실탄은 물론 박격포 등 중화기를 발포해 시민 80여명이 한꺼번에 무참히 살해됐다.
이후 군경이 유족들에게 시신을 돌려주는 대가로 시신 한 구당 12만 짯(9만6000원)부터 18만 짯(14만원)까지 요구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신퓨킨 공동묘지에는 반 쿠데타 시위에 참여했다 숨진 시민 12명이 나란히 묻혔고, 추모비가 세워졌다. 추모비에는 고인의 사진과 인적 사항, 그리고 이들을 ‘봄 혁명의 영웅’이라고 기리는 글귀가 적혔다.
바고에 시민들의 공동묘역과 추모비가 조성된 사실을 알게 된 군부는 18일 해당 지역 17개 자선단체 회의를 소집한 뒤 “묘역조성이 불법이니 해체하고, 시신들을 이장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는 다음날 트럭 3대에 실은 군인들을 보내 무덤 속 12구의 시신을 꺼내고, 추모비를 파괴했다.
목격자는 “군인들이 무덤을 파헤쳐 시신들을 땅 위에 올려놨다. 시신은 여전히 부패가 진행되고 있어 심한 냄새가 났다”고 미얀마나우와 인터뷰에서 전했다.
군인들은 12구의 민간인 시신을 아무런 표시가 안 된 별도의 장소에 이장했다.
군인들이 무덤을 파헤친 소식을 접한 미얀마 시민들은 “야만적 행동”이라고 분노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까지 군경의 발포와 폭력에 시민 73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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