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보 예정이율 인하… 보험료 7~13%↑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3∼5월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내리기로 했다. 예정이율이란 장기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에 적용하는 이자율을 뜻한다. 예정이율이 올라가면 고객 입장에서는 더 적은 보험료만 내도 같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내려가면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 보험사 사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예정이율이 0.25% 포인트 떨어지면 신규 또는 갱신 보험계약의 보험료는 7∼13%가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예정이율을 2.5%에서 2.25%로 내렸고 10∼12월엔 각각 1개와 2개 상품에서 다시 2.0%로 인하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예정이율을 내리지 않은 나머지 상품에 대해 4∼5월 예정이율을 2.0%로 조정할 계획이다. 교보생명도 이달 중 나머지 상품의 예정이율을 2.0%로 낮췄다.
중소 보험사들도 다음달 인하 일정을 확정했다. NH농협생명은 다음달 보장성 보험의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조정한다. 동양생명도 지난 1월 비갱신형 보장성 상품에 대해 2.25%로 내렸고, 다음달 갱신형 보장성 상품과 종신보험도 똑같이 하향 조정한다.
소비자로서는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는데, 거꾸로 보험사의 예정이율은 낮아져 보험금이 인상되는 걸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 보험료는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하기에 채권에 많이 투자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 0.83%에서 지난달 1.00%로, 10년물은 같은 기간 1.36%에서 1.85%로 각각 상승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시장금리의 변동을 예정이율에 반영할 땐 시차가 생긴다”면서 “최근의 금리 상승 기조가 계속된다면 내년엔 ‘예정이율 인상’(보험료 인하)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21-03-1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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