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세계도자실 새단장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도자실에 전시된 중국 청화백자. 17~18세기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값비싼 중국 자기에 대한 막대한 수요는 유럽 도기 제작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17세기 네덜란드 델프트 장인들은 코발트 안료와 투명한 유약을 사용해 중국 자기를 모방한 저렴한 도기 제품을 만들었다. 1709년 독일 마이센이 유럽 최초로 자기 제작에 성공한 뒤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영국 등이 자기 기술을 익히면서 세계 자기 생산 중심지는 중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했다.
네달란드 프린세스호프 국립도자박물관이 소장한 중국 명대 백자 청화 사슴무늬 접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네덜란드 델프트 도기 주전자와 화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도자기는 중국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해 한반도와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 전해졌다. 1976년 신안 앞바다에서 발굴된 신안선도 14세기 일본으로 향하던 무역선으로, 중국 각지에서 만든 도자기 2만여점이 실려 있었다. 고려청자 7점도 함께 발견됐다. 16세기 대항해 시대가 열리면서 중국 자기는 유럽에 소개됐고,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도자기 무역을 독점하기에 이른다.
일본 자기 전시 모습.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그릇 하나하나에 담긴 동서양 교류의 흔적을 찾아내는 재미가 크다. 유럽에서 주문 제작해 가문의 문장이나 서양 인물, 유럽 신화 등이 중국 문양과 함께 그려진 청화백자 ‘크락 자기’는 동서양 교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11월 13일까지 열린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2021-02-1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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