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승자 행세” 트럼프, 120년 만에 첫 ‘불복’…충돌 우려(종합)

“거짓 승자 행세” 트럼프, 120년 만에 첫 ‘불복’…충돌 우려(종합)

최선을 기자
입력 2020-11-08 10:11
수정 2020-11-0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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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선거 조작’ 주장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기자회견서 ‘선거 조작’ 주장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11ㆍ3 대선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면서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미 대선 5일째, 민주당 조 바이든 승리
바이든 “국가로서 하나 될 때” 통합 호소
트럼프, 120여년 만에 ‘승복’ 전통 깨
“전혀 끝나지 않았다”…대선후유증 예고
미국의 11·3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하면서 극심한 대선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대선이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미래의 비전을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사회 갈등을 키우고 지지층 분열을 심화하며 당분간 미국을 극심한 혼돈 상태로 밀어 넣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현지시간) 바이든 후보는 핵심 경합주의 피 말리는 박빙 승부 끝에 대선 개표 5일째인 이날에야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확보하며 어렵사리 승자 타이틀을 얻었다.

특히 승리의 쐐기를 박은 펜실베이니아(20명)는 개표율 95%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추월하는 막판 대반전의 드라마를 쓴 뒤 이날 승리를 확정지었다. 그는 이날 네바다(6명)에서도 승리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지금까지 확보한 선거인단은 279명이다. 그는 개표가 진행중인 조지아(16명), 애리조나(11명)에서도 이기고 있다. 이곳을 모두 이기면 538명의 선거인단 중 306명을 확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확보한 선거인단은 214명이다.

바이든은 승리 확정 언론 보도 후 당선인 명의로 내놓은 첫 성명에서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라며 통합과 화합을 간곡히 호소했다.

트윗에서는 한 가지 약속을 하겠다며 “나는 나를 뽑았든지 그렇지 않든지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전 때 지지층 간 쌓인 앙금을 해소하고 분열된 사회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며 단합을 주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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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승리에 트럼프 “내가 이겼다” 불복
바이든 승리에 트럼프 “내가 이겼다” 불복 미국 대선 개표 결과 선거인단 270명 이상을 확보해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선거 불복을 공식화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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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중단하라’ 피켓 든 트럼프 지지자
‘속임수 중단하라’ 피켓 든 트럼프 지지자 미국 대선의 향방을 가릴 경합 주 가운데 한 곳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TCF센터에 마련된 개표장 밖에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동안 트럼프 지지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속임수 중단하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다. 2020-11-07 디트로이트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전혀 끝나지 않았다”며 바이든을 향해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고 반발했다. 1896년 대선 이래 패자가 승복 메시지를 내오던 전통을 처음으로 깨고 불복 의사를 밝힌 것이다.

대권을 놓고 양보 없는 극한경쟁을 벌이더라도 결과가 나오면 승복하며 패배로 상처받은 지지층을 보듬어온 과정과는 정반대 행보인 셈이다.

당장 바이든으로선 트럼프의 불복이 이어질 경우 당선인 확정을 위한 관문을 넘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법한 승자가 취임할 수 있도록 법원에서 소송 사건을 추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소송 강행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초박빙 대결을 벌인 일부 경합주에서는 재검표가 불가피해 ‘포스트 대선 정국’이 원활한 정권 인계인수 과정이 아니라 개표 과정을 둘러싼 공방전으로 점철될 공산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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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11.3 대선 개표 결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0-11-07 윌밍턴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11.3 대선 개표 결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0-11-07 윌밍턴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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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2000년 대선 때 플로리다 재검표 논란의 경우 연방대법원의 판결과 승복 선언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대선일로부터 36일이 걸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요한 소송전에 나설 경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있다.

더욱이 트럼프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이 전국에서 벌어질 시위나 집회에 지지층이 참여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을 촉구하고 소송에 필요한 모금을 독려했다는 보도까지 나온다. 재검표나 법률 논쟁 수준이 아니라 자칫 지지층 간 물리적 충돌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가뜩이나 미국은 선거로 인한 갈등이 아니더라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확진자, 사망자 세계 1위라는 전염병 대유행을 겪고 있고, 경기침체의 늪에 빠져 경제적 어려움마저 커진 상황이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 사태에서 보듯 인종 간 갈등도 해결 대상이다.

바이든 후보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에서 비롯된 또 한 번의 일전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트럼프 지지층까지 껴안으며 통합을 일궈내고 당면 현안의 해법을 모색하는 이중 삼중의 과제에 직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후보에 대해 “심각하게 양극화한 워싱턴에서 통치하는 매우 어려운 임무에 직면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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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승기에 쐐기 박는 바이든
미 대선 승기에 쐐기 박는 바이든 미국 대선 개표 나흘째인 6일(현지시간) 핵심 승부처에서 막판 뒤집기로 승기에 쐐기를 박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얼굴을 위아래로 나란히 배치한 사진. 2020-11-07 워싱턴 AFP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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