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확인결과 강제추행 인정
심리적 불안상태에서 방어행위
부산에서도 56년만에 재심 신청
56년 전 성폭행을 시도하려던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가 중상해죄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최말자씨가 6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청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씨는 자신의 사건 해결을 통해 혼자서 상처를 끌어안고 있을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용기가 되기를 바라며 사건 발생 56년째 되는 이날 재심을 청구했다.
부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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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19일 오전 9시 25분 부산 남구 황령산 산길에 주차된 차량 내에서 여성 A씨는 남성 B씨의 혀를 깨물어 혀끝 3㎝가량이 절단했다.
A씨는 B씨의 강제추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했고, B씨는 합의해 의한 행위였다며 오히려 여성을 중상해로 처벌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차량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를 수사한 결과 B씨의 강제추행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정당방위 심사위원회를 열고 형법 21조 3항에 따라 면책되는 행위로 판단했다.
형법 21조3항은 “방어행위가 정도를 초과한 경우라고, 그 행위가 야간에 발생했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당황으로 발생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56년 전 성폭행을 시도하려던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가 중상해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최말자씨가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 청구를 위해 6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최씨는 자신의 사건 해결이 혼자서 상처를 끌어안고 있을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용기가 되기를 바라며 재심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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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70대 여성 최모씨가 56년 만에 재심을 청구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최씨는 18세이던 1964년 5월 6일,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노모(당시 21세)씨 혀를 깨물어 1.5㎝ 자른 혐의(중상해죄)로 부산지법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성폭행에 저항한 정당방위임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노씨에게는 강간미수를 제외한 특수주거침입·특수협박 혐의로 최씨보다 가벼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 이후 숨죽여 살아온 최씨는 올해 용기를 내 한국여성의전화를 찾았고 지난 5월 재심을 청구했다. 2차 공판은 오는 12월 1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재심을 청구한 최씨는 “치욕스러운 수사를 받고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이후 지난 56년간 단 하루도 억울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호받고 정의와 평등의 원칙에 따라 재심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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