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이하 고가 선물세트 비중 늘려
농어촌 생산자들 “수수료 40% 가져가”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일 선물세트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 마트 등이 10만~20만원 사이의 국내산 농축수산물 선물 세트 물량을 최대 30% 늘리기로 하고 추가 생산에 돌입했다. 이는 2016년 9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고가 선물세트 비율이 10%대에 머물던 것에 비해 세 배 늘어난 것이다. 청탁금지법은 음식물의 상한선은 3만원, 선물·경조사비는 5만원으로 제한하는 ‘3·5·5 규정’을 두고 있다. 농축수산물 선물에 한해서만 추석이 끝나는 다음달 4일까지 20만원으로 확대된다.
정부의 한시적 예외 규정에 백화점은 고가 상품군을 쏟아내고 있다. A백화점은 한우 1등급 등심로스·불고기·국거리를 400g씩 구성한 세트를 17만원, ‘영광 참굴비’ 세트를 20만원에 내놨다. B백화점은 이날부터 29일까지 청탁금지법 가액 상향에 따른 ‘기획 세트’를 판다. 국거리로 구성된 한우세트, 수삼 세트 등을 19만 8000원에 맞췄다. C백화점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확대 이전 기획, 생산돼 카탈로그까지 찍은 세트 외에 추가로 20만원 선 프리미엄 세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가 선물 세트의 주요 고객은 법인이다. 한 수산업체 대표는 “중간 유통업자들이 생산자들의 제품 가격을 높게 쳐 주지 않는 한 마진율은 변함이 없다”면서 “수수료를 40% 가져가는 백화점, 마트,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장 큰 이윤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20-09-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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