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해자 거짓말탐지기 조사 고려 안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혐의 피해자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박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관련 직권조사 촉구 요청서를 들고 있다. 2020.7.28 연합뉴스
박 전 시장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4일 서울시의 성추행 방조·묵인 수사와 관련해 “참고인 20명을 불러 조사했는데 피해자와 참고인들의 진술이 다른 부분이 많다”며 “대질심문과 거짓말탐지기 수사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보랏빛 연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성단체들이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 전반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직권으로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권위가 적극적으로 개선할 문제를 조사하고 제도 개선 권고를 해 달라는 취지다. 여성단체 활동가와 일반 시민 등 150여명이 여성의 존엄을 상징하는 보라색 우산을 들고 서울시청 광장에서 인권위 앞까지 행진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반면 피해자는 지난 13일 이후 2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4년간 20여명의 전현직 비서관 등에게 성 고충과 전보 요청을 말했고 2016년 1월부터 매 반기별 인사이동을 요청했으나 번번이 좌절됐다”고 주장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경찰은 대질심문은 참고인의 중요도를 파악해 선별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거짓말 탐지기 수사는 이에 동의하는 참고인을 상대로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수사는 고려하지 않는다”며 “현 단계에서는 참고인들을 상대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피해자와 연대’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고소인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위력에 의한 박 시장의 성추행이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2020.7.13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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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1차 진술서 내용을 유포한 피의자는 모두 5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피해자의 어머니로부터 진술서 문건을 받아 지인들에게 유포한 3명을 입건하고 인터넷 사이트에 최초로 이 글을 게시한 2명을 특정해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권위가 피해자 진술내용을 요청할 경우 정보공개 절차에 따라 협조할 수 있다”면서도 “참고인 진술이나 증거자료 등은 수사 서류에 포함돼 있어 협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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